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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를 미리 피하는 법 - 대우조선해양

2015/07/16 09:15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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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요약

5년도 더 지난 일이네요 ~ 결혼을 앞두고 나름 로멘티스트(?)라고 프로포즈 반지를 손수 제작해보고자 홍대 반지 카페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은’으로 된 반지 링 재료를 구매하고 문양으로 이니셜을 새겨야 하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계속 실수를 했습니다. 무려 링 재료만 3개를 날려버렸습니다. 카페 쥔장은 1개 날린 손님은 몇 명 있었는데, 3개를 버린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무튼 남들은 재료 1개를 사용해서 만드는 반지를 저는 4개를 투입해서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원래 계획과 달리 원재료가 과다하게 투입되는 경우가 수주산업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전일 워크아웃 조회공시를 받고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한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좋은 예인 듯 합니다. 

'[특징주]대우조선해양, 2조원대 손실 은폐의혹과 워크아웃설에 급락'

전일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입니다. 워크아웃 조회설과 동시에 2조원대 손실을 숨겼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기사 내용을 보면, 과거 무리한 수주 경쟁이 결국 저가 수주로 이어졌으며, 이와 관련한 손실을 은폐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2조원대의 손실 은폐, 뭐 그렇구나.. 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상식적으로 그 많은 손실을 숨겼다는 것이 납득이 잘 가지 않습니다. 사실인지 소문인지는 모르지만 이 같은 말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선 수주업의 매출 인식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건설사나 조선사의 경우, 매출을 진행률에 따라 인식합니다. 가령 1000억짜리 공사가 3년간 진행된다면, 진행률 베이스로 3년간 나눠 매출로 잡습니다. 진행률의 기준은 총 예정원가 대비 누적원가입니다. 3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총원가를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당기에 원가가 얼마나 투입됐느냐에 따라 공사 진행률을 측정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매출액을 인식합니다. 아래 표를 보면 이해가 좀더 쉽습니다.

중요한 건 총 예정원가입니다. 한 마디로 예상으로 잡아 논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서 프로포즈 반지 제작을 예로 들었는데, 이처럼 기술력이 부족해서 극단적으로 원가가 더 많이 투입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기존에 설정한 총 예정원가보다 추가로 비용이 더 투입된다고 판단되면, 기업은 이를 파악한 시점에 추가 비용을 반영해야 합니다. 과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관련 손실을 반영해 수천억원 대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기간 영업흑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총 예정원가를 보수적으로 잡지 않고 손실을 간과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배경입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징조를 확인할 방법은 없었던 것 일까요.

몇 가지 지표는 대우조선해양의 상태가 상당히 위험하다고 알립니다. 대표적으로 미청구공사 계정과목입니다. 미청구공사란 말 그대로 청구하지 않은 공사수익이란 뜻입니다. 기본적으로 선주는 선박을 발주한 후, 정해진 대금 지급 스케줄에 따라 조선사에게 대금을 지급합니다. 반면 조선사들은 진행 기준으로 매출액을 인식해 받는 대금과 공사수익 간 괴리가 발생합니다. 당해 년도 대금청구액보다 공사수익이 더 많으면 아직 청구할 공사가 남아 있다고 해서 미청구공사라 부릅니다.

문제는 미청구공사가 매출액 대비 상당한 규모이거나,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면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정해진 대금 지급 스케줄에 비해 매출액을 너무 많이 인식했다는 의미이며, 그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시그널이기 때문입니다. 매출액을 과하게 인식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진행률의 기준이 되는 원가가 과하게 투입됐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한다면, 원가가 많이 들어간 원인을 파악하고 총 예정원가보다 추가로 원가가 투입될 것이란 판단이 서면, 당해 년도에 해당 비용을 반영해야 합니다. 이런 비용 반영 없이 미청구공사만 많아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청구공사가 많은 업체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매출액으로 잡고 실제 돈은 못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현금이 부족합니다. 때문에 이런 업체들은 차입금도 많고, 영업현금도 악화된 상태입니다. 

조선3사의 미청구공사 내역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의 미청구공사가 유독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청구공사가 적다, 많다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매출액과 비교해야 합니다. 매출액에서 미청구공사로 잡히는 부분이 얼마인지를 가늠해봐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미청구공사 비율(미청구공사/연 매출액)은 2012년부터 꾸준히 올라 올 1분기 50%를 돌파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에 비해 눈에 띄게 비중이 확대됐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현금흐름이 좋을 리 없습니다. 실제로 영업현금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부터 마이너스 상태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타 조선사와 비교해도 현금흐름이 좋지 않습니다. 차입금도 조선 3사 중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자산 대비 가장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수주업에 투자하실 땐 다음과 같은 부분을 꼭 주시해야 합니다.

1. 동종업계보다 미청구공사 비율이 높은가

2. 미청구공사 비율이 최근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는가

3. 영업현금, 차입금의 상태는 어떤가

4.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부족하지 않은가.

기업이 앞으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인싸이트를 갖추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문제가 터질만한 회사를 골라내는 것은 재무제표만 봐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업 리스크를 잘 확인해서 잃지 않는 투자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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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6 05:24 PM

수주업 투자를 고려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Finalist
2015/07/16 08:25 PM

조선업은 운전자본 분석이 선수금, 매출채권 (청구분,미청구분) 등과 엮여있어 힘든 것 같습니다. Heavy tail 방식으로 대금지급구조도 변하면서 아마 미청구공사 관련 매출채권이 증가한것도 이유이긴 하겠죠. 선수금이 줄고 매출채권이 더 늘어난 요인도 있을테니까요. 재무제표 분석과 관련해서는 아주 재밌는 case일것 같습니다.

2015/07/20 07:44 PM

맞습니다. 참고로 독자분들을 위해 Heavy tail 방식이 뭔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선주(선박을 발주한 업체)가 조선사들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크게 Standard, Top heavy, Heavy tail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스탠다드는 매번 같은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고, 탑 해비는 선박 발주 시점에 대금을 많이 주는 방식, 해비 테일은 선박을 다 만들고 인도하는 시점에 대금을 많이 주는 방식입니다. 즉 해비 테일 방식은 선주한테 유리하고 조선사들에게 불리한 방식이지요. 그만큼 조선업황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