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mb

My stock

BM 중시, 스몰캡, 소외주

기업의 장부를 꿰뚫어 보는 법 – 포비스티앤씨

2015/08/10 08:37AM

| About:

포비스티앤씨
요약

여러분은 기업의 장부, 즉 재무제표를 얼만큼 활용하시나요?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의 실적,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 재무 건전성정도 확인하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태반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찍혀 있는 숫자를 꼼꼼히 들여다 보면, 비즈니스 모델부터 기업의 속사정까지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 기업의 장부, 오늘은 좀 더 들여다 보겠습니다.
지난 번 멀티비츠이미지를 인수한 다우인큐브에 대해 다뤘었죠. 이와 비슷한 시기, 포비스티앤씨(016670
)가 비상장사 테크그룹을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8일 포비스티앤씨는 ‘타법인 지분 및 출자증권 취득’ 공시를 냈습니다. MS(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의 공공기관용 총판 업체인 ‘테크그룹’ 지분 100%를 74.4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MS 프로그램 총판 시장은 크게 B2C(기업과 소비자 간)와 기관 시장으로 구분됩니다. 기관 시장은 교육기관, 공공기관, 기업을 합한 개념입니다. MS 총판은 한 마디로 각종 기관에 워드, PPT, 엑셀 등 MS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MS의 판매 대행 비즈니스입니다.  

포비스비앤씨는 교육용 총판 시장의 독점기업입니다. 2012년엔 디모아를 인수하며 기업용 총판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8일 교육용 총판 독점 업체인 테크그룹을 인수해 교육, 기업, 공공 시장 삼각구도를 형성하는 통합 비즈니스를 구축했습니다.

기업 인수 이벤트가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부분이 가격입니다. 어떤 기업을 얼마나 저렴한 값에 취득했냐가 관건이겠죠. 가장 간단한 밸류에이션 평가법이자 많이 쓰는 툴이 P/E 입다. 해당 기업을 순이익의 몇 배에 주고 샀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 공시에 기재된 테크그룹의 지난해(2014년) 순이익은 19억원입니다. 지불한 값이 74.4억이면… P/E는 3.91??!!!?(74.4/19) 싸도 너무 싸게 인수한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테크그룹은 공공기관용 총판의 독점기업인데도 말입니다. 이처럼 가격이 헐값에 매겨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인수대상이 1) 재무구조 등의 이슈로 큰 문제가 있거나 2) 아니면 가치평가에 들어간 순이익이 뻥튀기된 케이스입니다. 테크그룹의 장부를 보며 진실을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 꿀팁1 – 인수대상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인수하는 기업의 ‘주요사항보고서’나, 전지공시시스템에서 검색해서 나온 ‘감사보고서’를 활용한다. 단,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기업도 있으니 주의!

먼저 테크그룹의 최근 3년간 실적을 보겠습니다. 매출은 2012년 144억에서 2013년 762억으로 급증합니다. (테크그룹은 2011년 설립된 회사라 사실상 2012년은 정상적인 실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지난해엔 2013년과 비슷한 757억입니다. 영업이익은 2012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다음해 8억으로 흑자전환하고, 지난해엔 무려 25.7억으로 늘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순이익이 19억이 나온 것은 일시적인 영업외 요인이 아닌 실제 영업부문에서 원가절감 등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납득이 잘 안됩니다.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는 업체는 개발비용, 무형자산상각비, 고객사와 맺은 계약조건에 따라 원가율이 달라져 이익률이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테크그룹은 총판업체입니다. 프로그램을 판매하면 판매수익의 일정부분을 매출로 인식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기업은 원가율이 정해져 있어 이익률이 꾸준한 편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매출은 거의 변동 없는데, 마진이 좋아졌다? 그것도 10.5%에서 33.9%로??

포비스티앤씨가 테크그룹를 인수한다며 제출한 주요사항보고서를 보면, 회계법인이 향후 추정한 테크그룹의 영업이익은 10억원 내외입니다. 2014년보단 2013년 값과 유사합니다. 테크그룹의 감사보고서를 열어봐 매출원가가 어떻게 산정됐는지 들여다 보겠습니다.

유통기업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제조원가가 들지 않습니다. 즉 상품을 매입해 재고를 쌓아놓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매출원가가 발생합니다. 원가관리회계에선 유통기업의 매출원가를 다음과 같이 계산합니다.

※ 기초재고자산 + 당기매입액 – 기말재고자산

2015년 1월 1일 한 슈퍼마켓이 보유한 라면박스가 100개입니다. 그리고 2015년 500개의 라면박스를 더 샀습니다. 한해 동안 주욱 판매를 하고 2015년 12월 31일 남은 라면박스는 총 150개입니다. 그렇다면, 팔린 라면박스는 총 450개가 됩니다. (100개 + 500개 – 150개) 그래서 매출원가의 산식이 기초재고(1월 1일 라면) + 당기매입액(1년 동안 구매한 라면) – 기말재고(12월 31일 남은 라면)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바로 기말재고가 많으면 원가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분식회계로 원가를 낮추는 방법 중 하나가 재고를 계속 늘려 기말 재고를 부풀리는 것입니다. 실제 테크그룹의 상품매출원가 산식을 보면 지난해 매출원가가 유독 낮았는데, 이는 기말재고가 대폭 늘었기 때문입니다. 무튼 먼가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매출채권과 매입채무도 뭔가 비정상적입니다. 매출채권은 한 마디로 ‘외상판매’이며, 매입채무는 원재료 등을 구매하고 아직 돈을 지불하는 않아 발생한 계정과목입니다. 테크그룹 입장에선 상품을 매입하고 아직 돈을 지불하지 않는 상황을 말해주는 것이겠죠. 테크그룹의 매출채권은 매출액이 거의 변화가 없었음에도 2013년 70억에서 지난해 148억으로 두 배 늘었으며, 매입채무 역시 상품매입액이 656억에서 748억으로 소폭 늘어난 데 반해, 145억에서 335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쯤에서 테크그룹을 둘러 싼 의혹을 풀 단서를 찾아봐야 합니다. 참고로 해당 산업의 속사정이나 디테일한 이슈는 산업 뉴스를 활용하면 유용합니다. 아래 기사는 테크그룹의 매각에 관해 ‘IT데일리’에서 낸 기사입니다.

“테크그룹은 그러나 이 같은 재무제표상의 실적보다 ①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총판정책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밀어내기 식 불법 영업(선 결제 판매 정책)’과 지나친 간섭 등으로 인해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는 것. 실질적으로 지난해 6월에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로부터 매출증대를 위한 프로모션 정책을 제안 받아 추진했었는데, 실적이 당초 기대에 크게 어긋났다.

그러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와 프로모션 추진 정황을 잘 알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 본부도 모든 책임을 테크그룹에만 떠넘겼다. ②테크그룹은 이에 크게 반발, 자금결제(약 70억 원 상당)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미 마이크로소프트는 감사를 통해 테크그룹에 잘못이 없음을 인정, 프로모션 행사로 진행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그대로 되받아주기로 했다.”

정리하면, 실적보단 한국MS와 판매정책에 관한 마찰이 주 원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기사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을 아까 재무제표를 보면서 미심쩍었던 부분과 매칭시켜보겠습니다. ①번 체크한 부분이 불법 영업(선 결제 판매 정책)입니다. 선 결제 판매 정책이란, 일단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처리하고 대금은 서서히 지불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매출액 대비 매츨채권 비중이 높아집니다. 지난해 매출채권이 두 배 가량 많아진 이유겠죠.

②번에선 테크그룹이 이와 같은 영업방식에 반발, 자금결제 70억가량을 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아마 한국MS로부터 매입한 상품 등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품을 매입하고 자금결제를 안했으니 매입채무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 매입채무가 급증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매입채무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상품을 많이 사들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매출은 그만큼 많이 올리지 못했으니,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상품이 많겠죠. 따라서 기말재고가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테크그룹의 매출원가가 줄어든 이유입니다.

정리하면 테크그룹과 한국MS간 판매정책에 관해 이견이 발생했고, 결국 기업을 매각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의 원인이 됐던 선 결제 판매 정책, 과도한 상품 매입, 그리고 결제 불이행 등이 재무제표 상에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순이익이 급증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즉, 지난해 순이익을 테크그룹의 진짜 순이익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포비스티앤씨의 이번 테크그룹 인수는 가격, 비즈니스 차원에서 매우 괜찮은 딜이었습니다. 매년 7~8억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회사를 74.4억에 샀다면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죠. 게다가 테크그룹은 경쟁자가 없는 독점 기업입니다.

성장을 위한 Capex도 필요 없어 현금이 잘 쌓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테크그룹의 현금성자산은 62억으로 전체자산의 15%입니다.

무엇보다 필자는 포비스티앤씨의 경영능력을 신뢰합니다. 과거 기업용 총판인 디모아 인수 후 효율성을 극대화 해 마진율을 높였습니다. 인수 직전년도인 2011년 디모다의 순이익은 -48억이었지만, 인수 후 바로 흑자 전환했으며, 지난해엔 1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시장 점유율도 37.9%에서 42.1%로 올랐죠. 테크그룹은 독점기업이라 점유율을 높일 순 없지만, 효율화 작업을 통해 이익률을 높일 순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포비스티앤씨는 단순히 테크그룹을 MS총판으로만 활용하지 않을 겁니다. 포비스티앤씨는 2013년 어도비 총판권을 취득, 유통해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실제 테크그룹 취득 공시에서 포비스티앤씨는 신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등 프로그램을 확대해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고 밝혔습니다.

포비스티앤씨에 인수된 테크그룹의 변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볼만 하다고 판단되네요.

My stock  의 다른 글 보기 >>

마오
2015/08/13 01:31 PM

오 감사 도움이됩니다

뚜루
2015/08/17 09:55 AM

정독 하고 갑니다 감사해요

2015/08/17 12:47 PM

감사합니다. 혹시 평소 궁금했던 공시 분야에 대해 의견 주시면 검토 후 인싸이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초수
2015/09/20 04:40 PM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이렇게 질문 드립니다.
http://insight.stockplus.com/articles/402 - 여기 올려주신 중간배당 주와
관련하여 공부 중인데요 글 중간에 보면 “(표) 올해 중간(분기) 배당 공시
업체 리스트...” 라는 비교 분석 표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표는 기업 하나하나를
일일이 해년마다 배당 내역을 확인하여 직접 표로 작성하신 건가요 아니면
전자공시 시스템에 이와 같은 양식으로 올려져 있는 것인가요?

직접 발품, 아니 손품을 팔아 작성하신거라면 여간 손이 많이 간 자료인 듯 싶고
혹씨 전자 공시 시스템에 있는 자료라면 그 자료 있는 곳 찾아가는 방법도 소개해 주시면
무지 고맙겠습니다.

초수
2015/09/20 05:54 PM

그리고 지금 이 분석 리포트 중에 궁금한 점은 -
Dart에서 검색하면 테크그룹의 '감사보고서'만 공시 되어
있는데 '주요사항 보고서'는 또 어디서 구하는 것인가요?

모르는 게 너무 많아각꾸... 에이 참.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