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IT, 건설

사업보고서에 숨겨진 정보캐기

2017/03/27 08:01AM

요약

1. 사업보고서는 교과서에 불과하다?

사업보고서는 말그대로 기업이 어떤 사업을 벌이고 있는지,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고하는 문서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반드시 이 보고서를 올려야 되는 의무가 있습니다. 사업보고서는 전자공시시스템 (http://dart.fss.or.kr)에서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습니다.

사업보고서는 기업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가 담겨있는 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교과서 같다. 교과서로 대학붙기는 어렵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업보고서 같은 만천하에 공개된 정보 가지고는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거죠.


2. 사업보고서에 귀한 정보가 담겨있다.

 

하이텍팜 신규사업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사업보고서에도 잘 살펴보면 귀한 정보가 많습니다. 위는 하이텍팜의 3분기 사업보고서 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참고로 상장 기업들은 매 분기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1분기, 3분기는 분기보고서, 2분기는 반기보고서, 4분기는 사업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옵니다.

하이텍팜은 항생제의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4)투자내역을 보시면 이 기업은 720억을  쏫아부어서 신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하이텍팜의 총 자본은 약 980억으로 73%에 달하는 자본을 공장신축에 쏟아붓고 있는 것입니다. 빨간색 상자를 보시면 이 공장이 가동되면 현재 매출 대비 200%의 매출이 추가로 붙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이텍팜의 16년 매출은 550억으로 신공장이 가동되면 1100억이 붙어 1650억의 매출까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이텍팜 신규사업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초록색 상자를 보시면 하이텍팜이 신공장을 짓는 이유가 새로운 신제품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약 사업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앞으로 생산할 신제품이 머크의 물질특허가 2017년에 만료되는 품목이라는 문구를 보고 신제품이 머크가 생산하는 오리지널 약의 제네릭(복제약)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이텍팜은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기업이니 제네릭의 원료를 만들겠군요. 

제네릭은 오리지널 약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특허만 풀려서 판매만 되면 빠르게 오리지널 시장을 잠식할 수 있습니다. 하이텍팜의 신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참고로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일종의 제네릭)를 출시해서 1년만에 오리지널 시장을 잠식했습니다. 게다가 신제품은 미국에도 팔 계획인데 미국은 트럼프케어다 뭐다 해서 의료비용을 낮추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빨간색 상자를 보시면 미국과 유럽 매출은 2018년 하반기부터 가능하다고 나옵니다. 이처럼 사업보고서를 보고 하이텍팜의 신공장 가동시기와 머크의 특허만료 시기, 미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이 잘 맞물릴 가능성도 있겠구나라고 가설을 세워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후 사업보고서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추가 분석을 진행하는 것이죠.


3. 사업보고서에서 신규사업과 신공장을 찾아보자.

 

OCI의 폴리실리콘 투자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OCI의 폴리실리콘 투자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주식시장은 특히 신규사업과 설비 증설에 따른 매출 증가에 열광합니다. OCI의 2009년과 2010년 사업보고서의 설비투자 내역을 보시면 폴리실리콘(태양전지 원재료) 신공장 투자가 완료됐으며 사측은 추가로 계속 공장을 짓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OCI의 2009년 사업보고서는 2010년 3월 31일에 공시가 됐고 그 이후로 OCI주가는 233%상승했습니다.

물론 신규 공장을 지었다고 매출과 이익이 반드시 퀀텀 점프하는 것은 아닙니다. 잘 팔려야겠죠. 천천히 매출이 증가하는 케이스도 있고요. OCI는 태양광 업황이 호황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때마침 공장을 완공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급증했던 것이고요. OCI의 투자가 성공으로 이어질지 알려면 태양광 시장에 대한 지식이 더 필요했을 것입니다. 반대로 공장 만들었는데 안팔리면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해서 회사의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사업의 성패까지 사업보고서에서 알려주진 않습니다. 스스로 더 공부해야겠죠.

 

사업보고서에서 신규사업과 설비투자 검색법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기업들은 하이텍팜이나 OCI처럼 매 분기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투자와 신규사업의 진행상황을 업데이트 해줍니다. 신규사업과 신공장 대한 내용은 사업보고서에서 사업의 내용을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사업의 내용을 클릭한 후 Ctrl + F를 누르시면 찾기가 뜨는데 여기에 '신규사업'을 치신 후 엔터를 몇 번 치시면 나옵니다. 신규 공장 투자는 사업의 내용에서 Ctrl + F를 누르신 후 '생산 및 설비'라고 치시면 나옵니다.

이스  의 다른 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