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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몰캡

KPX케미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힘들다. 힘들어!

2015/06/04 04:3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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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X케미칼, SKC
요약

#필자는 올해 2월쯤 석유가격 급락에 따라 원재료 절감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을 찾던 도중 KPX케미칼(025000)을 발견했다. 2014년 들어서 개선된 이익률을 보여주었고 필자는 이에 주목하여 동사를 분석하였으나 개선된 이익률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판가는 시장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가격 전가력이 없고, 원재료는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SKC(011790)라는 대기업으로부터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동사는 PPG(Polyprobylene Glycol) 제조업체로 PPG는 우레탄의 원료로 사용된다. 우레탄은 자동차용, 가구, 쿠션재, 냉장고 단열제, 페인트 등 다양한 전방산업에 쓰이며, 동사는 240여개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우레탄 시장은 매년 GDP+2~3%정도로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며, PPG는 우레탄의 원료가 되므로 우레탄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PPG시장은 KPX케미칼, SKC, 금호석유, 한국BASF가 과점체제에 있으며, 생산능력 기준으로의 동사의 점유율은 35%정도로 추정된다. (KPX케미칼 : 32만t / 금호석유 : 14만t / SKC&미쓰비시 : 27만t / 한국BASF : 18.5만t) 동사의 PPG부문 매출비중은 약 93%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50% 이상이 수출로 판매된다.

 

PPG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다 보니 동사의 매출액 또한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7.8%로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지난 10년간 4.3%~10.3%로 꾸준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바로 폴리우레탄 Value Chain에서 중간에 끼어있기 때문이다. 동사는 PO(Propylene Oxide)를 주원재료로 하여 PPG를 생산하며 TDI(Toluene Diiscoyanate)와 결합하여 연질 폴리우레탄을,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와 결합하여 경질 폴리우레탄을 생산한다.

폴리우레탄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다양한 전방산업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수요 급변 가능성이 높지 않다. 또한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경쟁시장에 가깝고 시장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그와 반면에 PPG, PO의 경우 과점시장이기 때문에 물량조절을 통한 가격조절이 가능한데, 국내시장에서는 PPG 보다는 PO의 그 정도가 더 크다. PPG의 경우 국내에서 4개사가 과점을 하고 있지만, PO의 경우 국내에선 SKC만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더구나 SKC는 2012년 이후 PPG, PG로 다운스트림을 확대하면서 PO의 물량조절을 통한 가격조절을 하고 있다.

 

동사는 주원재료인 PO를 SKC로부터 전체 PO의 60%정도를 가져온다. 나머지 40%는 일본 업체에서 가져오는데, 동사가 해외에서 가져오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국내의 프로필렌 가격이 북미, 유럽에 비해서 더 낮기 때문에, 국내 SKC의 PO가격이 글로벌 PO가격보다는 낮은 상황이다. (SKC 측에서 어느 정도 가격을 올린다 해도 수입하는 가격보다는 낮다.)

필자는 석유가격이 급락하면서 Value Chain의 앞부분에 있는 프로필렌 가격이 하락하여 원재료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필자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프로필렌 가격 하락-->PO가격 하락-->PPG가격 하락-->폴리우레탄 가격 하락]으로 인해서 2014년 수준의 스프레드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PO의 경우 국내에서 SKC가 독점하고 있고, SKC에서 수직계열화를 하여 PG, PPG로 다운스트림을 늘렸기 때문에 물량조절을 하여 가격을 조절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프로필렌 가격 하락-->PO가격 하락] 부분에서 필자의 아이디어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버렸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는 것과 같이 KPX케미칼의 PPG가격은 프로필렌 가격에 연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SKC측의 PO 가격은 프로필렌의 가격과 관계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PO의 수급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오히려 올 1분기 PO의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2013년은 중국의 PO증설로 인해 2014년까지 PO가격이 하락했으나, 추가적인 PO증설이 없어서 2015년 1분기 PO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됨. 2015년까지 추가적인 PO증설은 없으나 2016년 하반기를 목표로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PO증설이 검토되고 있음.)

즉, 2013, 2014년 사이의 PPG-PO 스프레드는 PPG가격이 일정한 상태에서 중국의 PO증설로 인한 PO가격 하락으로 인해 스프레드가 벌어졌던 것이었다. 필자는 유가하락으로 인한 PO가격의 하락이 이 스프레드를 유지시킬 것으로 생각했으나 추가적인 PO의 증설이 없어지면서 다시 PO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결국 동사의 이익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PO의 가격이 약세를 보여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SKC의 독점구조, 타이트한 수급으로 인해서 현재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동사는 돈은 꾸준히 벌지 몰라도 이익이 상승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향후 1) 글로벌 PO가격의 하락과 더불어 2) 유가상승으로 인해 PPG의 가격이 상승하기 전까지는 동사는 위,아래로 치이는 모습일 것이다.

 

 

**필자가 IR담당자분과 이야기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이 2014년 실적이 왜 이렇게 크게 개선되었는지를 물어보았다. IR담당자분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이게 크게 개선된 것처럼 보이시냐, 전년도에 비해서 이익률이 조금 올라온 것이다.' 이었다. 

또한, 마지막으로 대화를 마치면서 향후 PO가격추이와 회사가 어떨꺼 같냐고 물어보았는데, PO가격은 2014년 수준은 어렵고, 프로필렌 가격 하락으로 인한 PPG가격 하락이 2015년부터 반영되면서 매출액 증가도 어려울 뿐더러,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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