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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루 주식투자법』 - 직장인을 위한 투자책

2016/10/14 07:04AM

요약

1. 짐슬레이터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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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책은 짐 슬레이터의 줄루 주식투자법입니다. 제목도 생소하고 저자도 생소하실 텐데요. 짐 슬레이터는 영국에서 매우 인지도가 높지만 한국에 주로 번역된 책들이 미국 서적들이 많아서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짐 슬레이터는 30대 초반에 자동차 부품사의 이사로 근무했으며, 친구와 슬레이터 워커를 설립해 창업 8년만에 200개 기업의 지배권과 지분을 보유한 그룹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직장생활도 해봤고, 기업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면서 투자자와 경영자의 식견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그런 식견이 책에 잘 담겨있습니다. 주식투자 뿐만 아니라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투자 등에도 능했다고 합니다.

짐슬레이터가 집필한 동화책시리즈

짐 슬레이터는 매우 오뚜기 같은 삶을 살았는데요. 창업 8년만에 200개 기업체를 다루는 기업을 만들었지만 2억달러 자본과 6억달러 차입을 통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주식시장 붕괴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200만 파운드의 자산과 300만 파운드의 빚을 진 마이너스 백만장자라는 조롱을 들었지만 3년 안에 갚았습니다. 이 시기에 좀 뜬금없지만 어린이책을 쓰기 시작해 30권의 시리즈를 집필하고, 그 책들이 베스트셀러에도 올랐습니다. 글쓰기에도 매우 뛰어났으며 집필한 투자서적 또한 투자의 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기업사례와 곁들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보기 쉽습니다.

그는 수많은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사냥꾼이라는 오명도 듣게 되었는데요. 회사를 싸게 사서 구조조정해 다시 파는 과정에서 회사 자산을 수탈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산의 효율적 활용을 자산 수탈이라고 부르면 굳이 부인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기업사냥꾼이란 오명 때문인지 파산하면서 많은 비아냥을 들었는지도 모르지만 멋지게 재기했습니다.

2. '좁은' 분야에 집중해 생기는 경쟁력

책을 처음 보시면 궁금하실 겁니다. 도대체 줄루가 뭐길래 제목이 줄루 주식투자법인가. 줄루는 제국주의 시절에 최신식 무기로 무장한 영국군을 재래식 무기로 격퇴한 아프리카의 작은 부족입니다. 창과 방패만 가지고 돌격해 대포와 총으로 무장한 영국군을 뚫어버렸습니다. 부대의 힘을 한 부분에 초집중해 적을 뚫어버렸고, 이런 이야기를 짐슬레이터의 아내가 몇페이지 글만 읽고 해줬는데, 마치 아내가 전문가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만약 자료를 충분히 많이 읽는다면 영국 최고의 줄루족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그는 줄루족 이야기와 아내의 모습이 겹치며 남들이 하지 않는 좁은 특정 분야에 전력으로 집중하면 누구나 충분히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듯합니다.

짐 슬레이터는 집중력의 힘을 투자에 응용했습니다. 특히 남들이 관심이 없거나, 관심을 가질 수 없는 분야에 전문성을 키웠습니다. 대표적으로 소형주와 초소형주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대형주는 코끼리처럼 움직임이 더디며 이미 기관 등 투자전문가들이 달라붙어 있어서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봤습니다. 초소형주는 거래량 등 전문가들이 접근해도 이익이 안되며 분석이 덜 됐고 따라서 저가 매수 기회가 더 많다고 봤습니다. 그는 "투자는 본질적으로 무지의 차익거래"라고 말했는데, 즉 내가 알고 남이 모르면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봤고 그런 기회가 주로 소형주에 있다고 본 것입니다.

3. 성장과 가치를 모두 반영하는 PEG

짐 슬레이터

짐 슬레이터는 특히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능했습니다. 그래서 성장주 투자자라는 말을 흔히 들었지만 그 역시 싸게 사는 것을 많이 고려합니다. 대신 주로 상대적 저평가 기업들을 주로 찾는 것 같습니다. PER의 절대치, 예를 들어 나는 PER 5 밑인 기업만 투자하겠어!라고 생각하기 보다 전체 시장의 평균 PER수준, 각 산업의 평균PER와 관심기업의 PER를 비교해서 투자를 결정하는 식입니다. 한국 시장에 적용해보면 제지주는 PER 3~5가 매력적인 수준이지만 제약주는 PER 10이면 충분히 싸다고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는 우선적으로 순풍이 부는 곳에만 투자했습니다. 상황이 좋아지는 산업이나 기업에 집중했지 상황이 나빠지는데, 나빠지는 것 대비 더 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주식시장에는 절대 모두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기업이 많고, 노력하면 성장하는 산업에서도 저평가된 기업을 찾을 수 있는데 굳이 어려운 산업에서 기업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핵심은 성장하는데 저평가된 기업을 찾는 건데 그는 이 두가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지표로 PEG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PEG는 PER를 예상 순이익증가율로 나눈 지표입니다. 보통 읽기 쉽게 페그라고 부르는데 이 수치는 낮을 수록 좋습니다. 분자인 PER는 낮을수록 PEG가 낮아지며, 분모인 순이익증가율은 높을수록 PEG가 낮아집니다. 낮을수록 기대되는 성장성에 비해서 저평가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짐슬레이터는 PEG개념을 대중화한 투자자로 맨 처음 PEG를 고안 했다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로 PEG를 활용했습니다. 성장성과 가치를 동시에 평가하기 위해 PEG지표를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4. 개인투자자에 적합한 책

짐 슬레이터는 크게 5가지로 투자전략을 구분했습니다. 첫째는, 앞에서 설명했던 역동적인 소형 성장주 둘째는, 턴어라운드 기업 셋째는, 우회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셀주식 투자법 넷째는,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이 경영진이 바뀌면서 자산의 효율적 활용을 노리는 투자로 자산상황주 투자라고 합니다. 다섯번째는, 대표주 투자로 그도 완전히 대형주 투자를 버리진 않았습니다. 그는 주식을 크게 5가지 틀로 구분해서 기회를 노렸고 단지 기업의 펀더멘털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시장 심리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찾는데도 노력했습니다. 일종의 촉매 같은 건데 1) 새로운 경영진이 불어오는 변화 2) 신제품과 신기술 3) 법제도의 변경과 산업 전체에 발생한 새로운 사건 4) 새로운 인수등을 중요시 여겼습니다.

짐 슬레이터는 이미 30대 초반에 자동차 부품사의 이사로 활동했는데 유럽 전역을 돌며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다 바이러스에 걸려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요. 그 때 직장생활의 지속성에 불안감을 가졌고, 스트레스는 덜하며 안정적인 대체 수입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주식투자의 세계에 들어섰는데 어떻게 보면 일반 사람들의 비슷한 동기로 투자에 입문한 셈입니다. 책도 개인투자자가 할 수 있는 투자법 위주로 설명되어 있고, 책 내용도 PER와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등의 개념만 이해하면 소화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직장인 투자자가 주식투자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서 A부터 Z까지 잘 설명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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