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시장에 덜 알려진 중소형주 분석

조광페인트, 가구·건자재 성장 + 저유가 수혜'

2015/05/13 08:4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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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페인트
요약

※ 조광페인트는 최근 5년간 증권사의 커버리지가 없던 종목입니다. 하지만 주요 제품과 실적 추이, 업황 등을 감안했을 때 우량한 기업으로 판단되어 소개합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매력적인 가격대로 접어든 우량주가 몇몇 보이기 시작했다. 필자는 대세 하락장이 오려면 시간이 더 남은 것으로 판단, 최근 주가 약세는 우량주를 매입할 기회로 보고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 조광페인트를 꼽고 싶다. 페인트주는 올해 초 유가 하락으로 주목받다 최근 유가가 반등하면서 다시 주춤한 모습인데, 필자는 조광페인트만큼은 한 번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가구·건자재 산업 고성장 수혜

조광페인트는 타 페인트 사와 차별화된다. 노루페인트가 건축용, 삼화페인트 IT제품용 도료에 주력하고 있다면, 조광페인트는 목공용(가구·건자재)에 강점이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광페인트는 국내 전체 페인트 시장에서 점유율이 5위권에 불과하나, 목공용 페인트만 보면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가구와 건자재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LG하우시스 등이 모두 조광페인트 도료를 사용한다.

사실 이렇게만 얘기해도 벌써 감 잡은 투자자가 있을 듯 싶다. 최근 가구와 건자재 산업은 브랜드화 열풍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건축용이나, 스마트폰 열풍 이후 잠잠해진 IT제품 쪽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분야다. 국내 가구와 건자재 업체들이 30%에 육박하는 매출성장률을 이어감에 따라 목공용 도료의 업황도 대폭 개선됐다.

아래 그림은 국내 1위 가구 업체인 한샘과 건자재 1위 기업인 LG하우시스의 합산 생산실적과 조광페인트의 목공용 도료 매출 추이를 그려본 것이다. 보는 바와 같이 2012년 이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조광페인트의 목공용 도료 매출도 고성장했다. 2012년 274억원이던 목공용 도료 매출은 2013년 331억원, 2014년 460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 비중은 16.1%에서 24.3%로 올랐다.


필자는 가구와 건자재 부문의 지속적인 브랜드화 열풍으로 조광페인트의 목공용 도료 매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건설 경기 회복으로 건축용 락카 및 도료의 판매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건축용 락카 매출은 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5% 늘었다. 

전체 공장 가동률(실제가동시간÷가동가능시간×100)은 87.3%로 설비투자 없이도 추가 매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 유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고, 제품가는 오른다

최근 유가가 빠르게 반등하자 페인트주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있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을 볼 땐 저점 대비 얼마나 올랐는지 보다는 전년 동기 대비 가격 수준이 어떤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전년 동기 대비 원재료 가격이 낮은 수준이라면 전년비(yoy) 기준으로 수익성 개선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페인트의 주 원료는 안료, 용제, 첨가제 등으로 원유에서 파생된 화학제품이다. 유가가 내리면 원재료로 사용되는 화학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도료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아래는 조광페인트의 제품 판매가와 원재료 투입가 변화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도료 업체들의 원재료 가격 반영 시차는 2개월 정도다. 유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계속 하락했으니, 지난해 말부터 원재료 투입가가 떨어지면서 지속적인 마진 개선이 이뤄졌을 것이다. WTI 선물 가격이 5월인 현 시점에도 1년 전 대비 반토막 수준이니, 적어도 3분기까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반면 주력 제품인 목공용 도료의 평균 판매단가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단가가 높은 친환경 프리미엄 도료의 비중이 높아진 덕분이다. 최근 가구, 건자재 업체들이 가구 프리미엄화를 진행함에 따라 사용되는 도료 역시 고급화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목공용 도료 매출 성장은 Q보다도 P상승이 주를 이루고 있다. 향후 가구와 건자재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제품 차별화를 위한 프리미엄 도료 사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현 주가는 운용사 추가 매수 단가보다 싸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조광페인트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 지난해 실적 기준 PER이 10배로 노루페인트(12.5배)와 삼화페인트(9.8배) 수준의 중간 수준이다. 하지만 성장 여력이 타 페인트 사보다 크다고 보기 때문에 좀 더 프리미엄을 지불해도 괜찮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현재 조광페인트에 투자 중인 기관은 삼성자산운용(지분율 7.05%), 국민연금(6.48%), 브레인자산운용(5.62%)  세 곳이 있다. 국내에 내로라하는 기관들이 모두 지분을 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평균 매입단가는 현재 주가보다 조금 싼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삼성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의 경우 주당 1만8000원 대에도 주식을 매입한 적이 있으니, 현 시점을 '뒷북' 이라 하기 힘들 것이다.


 

◈ 선박용 도료 부진은 리스크

다만, 선박용 도료의 부진은 리스크다. 현재 진행형인 조선업 불황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최근 상선 쪽이 반등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그간 조선업을 이끌었던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부문이 침체에 빠지면서 조선업 전체 업황 회복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조광페인트는 자회사 조광요턴(지분율 50%)을 통해 선박용 도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광요턴은 노르웨이 요턴사와의 합작법인으로, 선박 및 해양구조물에 사용되는 도료를 생산한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들의 업황이 나빠지면 실적도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다만, 매출 감소에도 이익 규모가 크게 훼손될 것 같지는 않다. 유가 하락으로 확연히 마진 개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조광요턴의 이익이 전년과 동일한 수준만 유지해줘도 괜찮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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