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시장에 덜 알려진 중소형주 분석

'워렌버핏 지표' 로 진단해보는 국내 증시

2015/04/23 08:51AM

요약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코스피지수가 다시 한 번 2200선 고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과열이다", "아니다" 로 논쟁을 펼쳐고 있다.

필자는 이번 기회에 국내 증시 상황을 소위 '워렌버핏 지표' 불리는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을 통해 진단해보려 한다.

 

◈ GDP 대비 시총비율은 105%로 역사적 고평가 국면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 은 쉽게 말해 GDP 대비 시가총액의 얼마나 큰지 확인하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이 지표를 통해 현재 증시가 저평가 국면인지, 고평가 국면인지 살필 수 있다고 2001년 포춘 기사에서 언급한 바 있다.

Warren Buffett revealed to Fortune magazine that the market cap-to-GNP(or GDP) ratio is his favorite indicator to determine whether the stock market is expensive or cheap.

So how can the market cap-to-GNP ratio tell you whether the stock market is expensive? Buffett explained: "If the percentage relationship falls to the 70% or 80% area, buying stocks is likely to work very well for you. If the ratio approaches 200% -- as it did in 1999 and a part of 2000 -- you are playing with fire."

즉, 버핏은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로 해당 주식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을 측정한 것이다. 이 비율이 70%~80% 수준이면 저평가 국면이니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200%를 근접하면 고평가 국면에 들어선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 규모 등 다방면에서 미국보다 프리미엄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워렌버핏이 제시한 비율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역사적 추이와 비교해 사용하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2003년까지 이 비율이 50% 미만으로 극도로 저평받고 있었다. 이후 국내 기업들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외국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비율은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2007년 10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비율은 다시 60% 부근까지 떨어졌고, 이후 반등해 90% 수준을 유지했다.

그렇다면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현 시점에서의 국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은 어떨까?

지난 4월 21일 시가총액과 지난해 GDP를 적용해 계산해 보면,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무려 105%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된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이 비율로만 보면 역사적 '고평가'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 증시 호황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BUY 보다 HOLD

하지만 고평가는 고평가일 뿐. 필자는 현재 증시가 고평가 국면이라고 해서 주가 상승이 멈출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글로벌 저금리 트렌드로 외국 자금이 물밀 듯 밀려오고 있다.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풀렸으니, 가장 큰 거품이 형성될 것이다. 결국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얼마 가지 않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거라 예상한다. 110%가 될지, 130%가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말이다.

다만, 투자자는 현 시점에서 신용을 쓰거나, 수중에 있는 현금을 대거 투입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위에 언급된 지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저평가' 구간에서 매입해 '고평가' 구간에서 매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이미 고평가 구간에 접어들었으므로,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면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90% 이하일 때 주식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는 여유있게 기다릴 수 있다. 주가가 상승한다면 상승의 기쁨을 누리면 될 것이고, 재수없게 약세장으로 전환한다 해도 주식을 사전에 싸게 매수했므로 잘만 매매한다면 최소 본전은 건질 수 있다.

비싸게 매수한 사람은 싸게 산 사람보다 기대수익도 낮을 뿐 아니라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리스크도 훨씬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현 시점은 공격적으로 주식 비중을 높일 만큼 매력적인 구간은 아니다.  필자 주변에 있는 진정한 스마트머니 몇몇은 이미 누릴만큼 누리고, 최근 들어 비중 축소를 고민하고 있다.

 

◈ 저PBR+턴어라운드 기업 비교적 유망

굳이 투자를 한다면 주가순자산배수(PBR)가 낮은 주식 가운데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종목을 눈여겨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현재 주식시장에 자금이 투입돼 있는 투자자들 역시 이런 종목에 비중을 높이므로써 좀 더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적주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고, 순환매가 일면서 소외된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저PBR+턴어라운드' 주식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건설, 증권, 화학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PBR + 실적 개선' 주식들도 꾸준한 주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기대수익률 측면에서 봤을 땐 저PBR+턴어라운드가 좀 더 매력적이다. 

아래는 PBR이 1배 미만이고,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20% 미만이면서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이상 개선(컨센서스 기준)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을 뽑아본 것이다. 투자에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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