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시장에 덜 알려진 중소형주 분석

에스앤에스텍, 탄탄한 해자 구축 + 성장 가속화 전망

2015/05/26 08:5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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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앤에스텍
요약

※ 금번 작성한 에스앤에스텍은 증권사의 커버리지 종목이 아닙니다. 사업보고서나 증권사 리포트, 기사에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필자가 직접 조사해 글을 작성했으며, 사실상 단독 내용이니 투자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큰손' 투자자의 손을 타지 않은 고성장주를 하나 소개하려 한다. 주가는 연초 대비 많이 올랐지만, 필자가 판단하기에 향후 성장성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도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국내 유일의 블랭크마스크 제조사

오늘 소개할 종목은 에스앤에스텍(101490)이다. 에스앤에스텍은 국내 최초로 '블랭크마스크'란 걸 만드는 데 성공한 회사다. 

블랭크마스크가 뭔지 이해하려면 '포토마스크'에 대해 알아야 한다. 포토마스크는 반도체나 LCD에 전자회로를 새기기 위한 일종의 '필름'이라고 보면 된다. 회로가 새겨진 포토마스크를 유리기판 위에 놓고 빛을 투과시키면, 빛이 닿은 부분만 제거되고, 회로만 고스란히 남게 된다.

포토마스크를 회로가 찍힌 필름이라고 한다면, 블랭크마스크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은 '빈 필름'이다. 한마디로 포토마스크의 원재료인 셈이다. 블랭크마스크는 석영(Quartz) 기판 위에 금속막과 감광막이 도포된 형태로 이뤄져있다. 블랭크마스크가 노광 → 에칭 → 감광액 제거 등의 과정을 거치면 회로가 찍혀 있는 포토마스크가 된다.

여기서 노광공정은 반도체의 핵심 공정으로, 반도체 제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의 1/3 이상을 차지한다.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노광공정이 중요해지며, 이 때 쓰이는 블랭크마스크의 퀄리티가 반도체의 품질을 좌우한다.

 

◈ 진입장벽 높은 시장에서 과점 형성, 최고의 기술력으로 하이엔드 양산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과거 일본으로부터 블랭크마스크를 전량 수입했다. 하지만 2002년 에스앤에스텍이 블랭크마스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내 시장을 점진적으로 장악하기 시작했다. 현재 에스앤에스텍은 글로벌 기업 호야, 울콧과 함께 전 세계 블랭크마스크 시장을 과점하는 지위로 올라섰다.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기업인 SMIC 등이 에스앤에스텍 제품을 쓴다.

에스앤에스텍의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는 '탁월한 기술력'에 있다. 기술력이 없으면 블랭크마스크란 소재 시장 자체에 진입이 불가하다. 전 세계 3개 기업이 시장 전체를 과점하고 있고, 가장 기본 수준의 제품 마진율이 15%(관계자에 따르면)인 것을 보면 쉽게 경쟁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란 걸 직감할 수 있다. 공정의 핵심 부품이기에 미세한 결함이나 미립자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기술이 요구되며, 기술이 정밀화될수록 더욱 진입장벽이 높아진다. 또한 포토마스크 업체와도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야 하니 신규 업체는 기술력을 갖고 있더라도 사업을 하려면 오랜 검증 기간을 거쳐야 한다.

에스앤에스텍은 최근 4년간 연구개발비로 매년 5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쏟아부었다. 매출액 대비 8%~12%에 달하는 규모다. 미세화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적합한 블랭크마스크를 생산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였다.

반도체용 블랭크마스크는 크게 4종류로 나뉜다. 저가인 '바이너리(Binary)', 중가인 'KRF(불화크립톤) 위상변이', 중고가인 'ARF(불화아르곤) 위상변이', 고가인 '하드마스크(Hardmask)'다. 미세화 된 회로일수록 고가 제품이 쓰이기 때문에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미세화 투자를 진행하고 양산에 나서면 수혜를 입는다. 디스플레이용 제품은 메모리용 제품 대비 사이즈가 비교적 미세화 정도가 덜 하며, 가장 상위 제품은 위상변이다.

 

◈ 반도체 부문 가파른 수익성 개선, 고마진 하이엔드 블랭크마스크 공급↑

에스앤에스텍은 올 1분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별도 매출액은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고, 영업이익은 19억3800만원으로 79% 급증했다. 고가의 하이엔드 블랭크마스크의 공급을 본격화한 덕분이다.

에스앤에스텍이 몇 년간 연구개발비를 들여 만든 제품은 차세대 블랭크마스크인 'ARF위상변이'와 '하드마스크'다. 최상위급인 하드마크스크는 10나노에서 주로 쓰이는데, 최근 삼성전자가 14나노 기반의 핀펫 공정을 도입함에 따라 올 초부터 하드마스크의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 개선폭과 경쟁사 자료(호야 하이엔드 40%)를 참고했을 때 하드마스크의 경우 기존 바이너리 대비 마진율이 2~3배 가량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에스앤에스텍은 삼성전자에 하드마스크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굵직하게 보면 하드마스크의 최종 수요는 삼성과 애플, 퀄컴에서 발생할 것이다(간단히 보고 싶다면 아래 그림 참고). 삼성은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 기반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해 현재 스마트폰 '갤럭시 S6'에 탑재시키고 있다. 향후엔 '갤럭시 노트' 차기작과 중저가 갤럭시폰 1~2종에도 해당 AP가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의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도 차세대 AP인 'A9'에 삼성 14나노 핀펫의 탑재를 잠정 결정한 상태다. 종전 모델인 A8 물량은 파운드리 글로벌 1위 기업인 TSMC가 생산을 담당했었지만, 삼성과의 소송 마무리로 삼성 기술이 쓰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TSMC의 경우 16나노 양산을 준비하고 있지만 삼성보다 거의 1년이나 늦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경쟁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다.

퀄컴 역시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을 활용해 차세대 AP인 '스냅드래곤 820'을 생산할 예정이다. 퀄컴은 과거 삼성전자를 주 고객사로 두고 있었지만, 삼성이 자체 기술로 AP를 생산하기 시작하자 주 고객사를 LG전자로 돌린 것으로 확인된다.

삼성 신규 라인업과 애플의 신제품(가칭 아이폰6S, 아이패드 에어3 등) 생산이 올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을 감안하면, 에스앤에스텍의 3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애플의 신규 물량이 반영되면 에스앤에스텍의 블랭크마스크 수요 자체가 종전보다 더욱 많아질 것이다. 즉, 평균단가(ASP) 뿐만 아니라 판매수량(Q) 측면에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ASP 상승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인은 또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SK하이닉스로도 공급을 시작한 고가의 ARF 위상변이가 중국 파운드리 기업인 SMIC에도 올 하반기 중 공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SMIC도 미세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고가의 브랭크마스크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에스앤에스텍의 경쟁사인 호야가 ARF 위상변이를 그간 SMIC에 고가로 팔면서 마진을 챙겨왔는데, 에스앤에스텍의 진입으로 SMIC의 선택폭도 넓어졌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 에스앤에스텍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돼 상당 물량을 에스앤에스텍에서 받아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디스플레이용 제품, 기술 변화로 소요 물량 증가

디스플레이용 블랭크마스크도 업황이 좋다. 기술 변화로 인해 블랭크마스크의 소요량(Q) 자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TFT가 a-Si(비정질실리콘)에서 Oxide(산화물), LTPS(저온폴리실리콘)로 발달함에 따라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블랭크마스크의 개수가 4개~6개에서 10개 이상으로 늘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의 디스플레이 투자가 활발해져 에스앤에스텍의 수혜가 기대된다.

박막트랜지스터(TFT)는 디스플레이의 필수 요소로, 영상을 구성하는 픽셀(화소)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 전기신호에 따라 픽셀을 On/Off 하는 것이다. 해상도가 높아지면 TFT의 성능은 향상돼야 하는데, 이는 단위면적당 픽셀의 크기가 작아지고 갯수가 많아지면 저항이 높아져 전기흐름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TFT의 성능은 '전자이동도'라는 것으로 평가한다. LTPS > Oxide > a-Si 순으로 높지만, 생산비용은 이에 역순이다.

 

◈ 성장 가속화 전망 + 부실 자회사까지 떨어내

비수기인 1분기에 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상황에서 양산 물량이 몰려있는 3분기를 거치면 연간 연결 영업이익 100억원(전년비 +49%)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내년에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더욱 확대되고 디스플레이 부문 판매 증가에 추가 성장도 가능할 것이다.

지난해 부실 자회사를 장부상에서 모두 떨어낸 것도 희소식 중 하나다. 터치스크린 패널 모듈을 만들던 자회사 에스에스디는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지난해 11월 에스앤에스텍 종속기업에서도 제외됐다. 지난해 에스앤에스텍의 영업이익이 흑자를 냈음에도 순이익 적자였던 것은 에스에스디 지급보증 관련 비용으로 100억원 가까이가 발생한 탓이다. 올해 1분기는 연결에서 에스에스디가 완전히 제외됐으므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영업외비용은 없을 것이다.

부실 자회사를 쳐냄으로써 그간 인정받지 못했던 회사의 높은 경쟁력과 성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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