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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 중시, 스몰캡, 소외주

'쇼크'를 먼저 피하는 법

2015/06/22 12:3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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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S반도체
요약

가격 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처음으로 하한가를 맞은 종목이 있습니다. 반도체 패키지 업체인 STS반도체입니다. 돌연 워크아웃 신청 기사가 뜨면서 이틀 연속 하한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업황 호조로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터라, 이번 워크아웃은 더욱 투자자들에게 쇼크를 줬습니다. 과연 STS반도체의 이상 징후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인트로: 턴어라운드 기업, 단순히 수치상 재무건전성이 문제인가

일반적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파악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부채비율, 유동비율입니다. 부채비율은 100%미만, 유동비율은 100%이상이면 안전하다라고 판단하죠. 그런데 이런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기업도 무수히 많습니다. 달리 말하면 부채비율이 100%가 넘고 유동비율이 100%가 안되면, 투자하지 않을 것이냐는 말입니다. 당장은 건전성 지표가 떨어지더라도 현재 돈을 잘 벌기 때문에 몇 분기만 지나면 재무구조 역시 개선될 수 있습니다.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때문에 일시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죠. 공장을 완공하고 판매량이 늘어나면 외형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데 단지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지나쳐버리면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재무비율이 일정수준에 미달한다고 기업이 위험하다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STS반도체의 부채비율은 293%, 유동비율은 52%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아니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턴어라운드로 이자보상배율도 꾸준히 높아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영업현금 역시 꾸준히 (+)를 기록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STS반도체의 워크아웃은 관계사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얼핏 보면 지나칠 수 있는 ‘리스크’가 화를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잠재된 리스크를 미리 알 수는 없었던 것일까요?

# 주석에서 숨겨진 리스크를 파악하자

STS반도체 워크아웃의 원흉은 관계사 비케이이엔티입니다. 관련 기사를 읽어보면 비케이이엔티를 비롯한 관계사의 재무구조 부실 등등이 결과적으로 STS반도체를 워크아웃으로 내몰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비케이이엔티의 상황은 얼핏 보면 재무제표 상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비케이이엔티가 관계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관계기업은 지배회사가 유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지배력은 없는 기업입니다. 일반적으로 지배회사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20% 내지 50%를 소유하고 있는 피투자 기업입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기업의 경우, 지배회사의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때문에 리스크를 파악하기 더 힘듭니다.

그럼 관계기업의 정보는 파악할 수 없는 것일까요? 그럴리가요. 우리에겐 정보의 보고인 주석이 있습니다. 다음 경로를 통해 관계기업의 재무현황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 접근경로: 사업보고서 > Ⅲ . 재무에 관한 사항 > 3. 연결재무제표 주석 > 18. 관계기업투자주식 계속

비케이이엔티의 자본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보입니다. 부채는 1000억원이 넘습니다. 순이익은 2014년에 무려 401억원 적자를 냈네요. 자본이 마이너스란 것은 회사가 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계기업이 망하면 STS반도체에 무슨 영향이 있을까요. 일단 들고 있는 관계기업의 지분 금액에 대해 전량 0원으로 처리해야겠죠. 투자했는데 회사가 망했으니 가치가 없어진 것입니다. 뭐 투자한 종목이 부도가 나서 상폐된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사실 해당 기업에 몰빵만 하지 않았다면 좀 아프고 말면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비케이이엔티의 경우 STS반도체가 단순히 투자한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기업의 숨겨진 리스크를 찾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점검을 꼭 하시길 당부합니다.

옛말에 ‘가족이라도 보증은 서지 말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주변에도 넉넉한 형편이었는데, 빚보증을 잘 못 서서 망한 케이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STS반도체는 비케이이엔티를 포함, 관계회사, 자회사 등에 엄청난 규모의 보증을 선 상황입니다. 참고로 지급보증은 우발채무에 해당, 재무제표 상에 기록되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로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접근경로: 사업보고서 > Ⅲ . 재무에 관한 사항 > 5 재무제표 주석 > 14. 우발상황과 약정사항, 계속

3월 말 기준, 비케이이엔티 지급보증 규모만 660억에 달합니다. 다른 업체까지 다 합치면 2000억에 육박합니다. 1분기 말 기준 STS반도체의 자본총계는 약 2000억원입니다. 즉, 자기자본 규모에 해당하는 싸이즈의 빚 보증을 선 것입니다. STS반도체 자신이 갚아야 할 부채도 자기자본보다 약 3배가량 많은 데도 말입니다. 따라서 이런 지급보증 현황만 잘 파악했어도 STS반도체가 상당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태라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었습니다. 

# 보증내역은 공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급보증 같은 이슈는 중요한 사한이기 때문에 공시를 해야 합니다. 지급보증 현황 공시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 접근경로: 상세검색 > 보고서명에 ‘타인’ 입력 후 검색

STS반도체의 경우, 총 11건의 보증 공시를 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낸 공시를 열어보면, 채무보증 총 잔액이 2248억원, 자기자본이 2120억원으로 이미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보증을 서고 있습니다. 이미 2012년부터 말이죠.

정리하자면 빚 보증을 많이 선 상황에서 보증 규모가 큰 관계사 비케이이엔티가 망하는 수준에 이르자, STS반도체가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채무 상환능력이 없는 STS반도체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입니다.

투자를 할 때 기업의 실적, 애널리스트의 장미빛 전망만 믿고 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동을 그리며 우상향하는 차트를 보면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업습니다. 이런 기업일수록 숨겨진 리스크를 꼭 점검해야 합니다. 내 자산을 지키는 것의 첫 걸음은 리스크 파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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