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시장에 덜 알려진 중소형주 분석

마이크로컨텍솔, P와 Q 상승을 함께 누릴 성장주

2015/04/15 09:2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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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컨텍솔, 오킨스전자, 리노공업
요약

매출액은 가격(P) X 판매량(Q) 으로 구성된다. 소위 '성장주' 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은 P와 Q 중 최소 하나라도 상승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가끔 P와 Q가 동시에 성장하는 기업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Q가 늘면 과잉공급 현상이 나타나면서 P가 떨어진다. 그런데도 P가 제자리에 있거나, 오른다면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갑'의 위치에서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한다던가, 꾸준한 신제품 개발로 평균 판매단가(ASP)를 유지시키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오늘 소개할 마이크로컨텍솔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그간 Q만 늘다가 이젠 P까지 상승 전환해 진정한 성장주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컨텍솔의 실적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 매출액은 441억원,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3%, 79% 급증했다.

◈ 매력적인 아이템 'IC소켓'

마이크로컨텍솔루션은 반도체 검사용 소모품인 IC소켓을 만드는 회시다. IC소켓은 반도체 테스트장비와 반도체를 전기적으로 연결해 생산품이 재기능을 발휘하는지 검사하는 데 쓰는 소모품이다. 마이크로컨텍솔은 IC소켓 중에서 번인소켓을 주력으로 만들고, 모듈소켓,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소켓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제품별 매출 비중은 번인소켓 77%, 모듈 및 SSD 소켓 16%, 기타 테스트용 소켓 7%다.

번인소켓은 번인테스트(Burn-In Test) 시 사용된다. 번인테스트는 섭씨 125도의 뜨거운 열 속에서 데이터를 쓰고 지우며 불량 반도체를 걸러내는 작업을 뜻한다. 단품 형태의 메모리들을 모듈형태로 제작하고 난 후 모듈 단위 제품의 신뢰성을 위해 다시 한 번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데, 이 때 모듈소켓을 사용한다.

IC소켓은 여러번 쓰면 교체가 필요해 꾸준한 반복 구매가 이뤄진다. 일정 횟수 이상 검사를 진행하면 소켓 내부의 핀이 마모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반도체만 꾸준히 생산되면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반도체 생산이 늘면 그만큼 수요도 증가한다. 워렌 버핏이 좋아하는 반복 소비재, 질레트의 면도날과 비슷한 구조인 셈이다. 따라서 IC소켓 업체들은 설비투자에 민감한 장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안정적이다.

IC소켓은 제품수명주기가 1~3년으로 짧은 편에 속한다. 새로운 반도체가 개발되면 그에 걸맞은 새로운 IC소켓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령 2002년부터 본격 양산된 DDR1은 2004년 하반기부터 점차 수요가 줄고 이후 DDR2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DDR3를 거쳐 DDR4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IC소켓 회사들은 이에 발맞춰 꾸준한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컨텍솔의 경우 0.8mm피치에서 0.5mm피치, 0.4mm피치, 0.35mm피치로 IC소켓을 정밀화·고기능화시켰다. 신규 테스트 소켓을 납품할 땐 기존 소켓보다 높은 단가로 판매할 수 있어 신규 반도체 출하가 늘면 IC소켓 기업들도 영업환경이 개선된다.

*피치(Pitch): 반도체 핀과 핀 사이의 간격

번인소켓 시장 오킨스전자와 양분, D램 출하량에 민감

마이크로컨텍솔은 리노공업, ISC, 오킨스전자 등과 함께 국내 반도체 테스트용 소켓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네 개 기업의 매출액 규모(지난해 기준)를 비교해보면, 리노공업이 934억원으로 가장 크고 ISC가 626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마이크로컨텍솔은 441억원, 오킨스전자는 427억원이다.

다만, 이 기업 모두를 직접적인 경쟁사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IC소켓을 만들긴 하지만 주력하는 분야가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리노공업은 소켓도 제조하지만 소켓의 원재료인 핀을 주로 만들며 경쟁사 대비 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다. ISC는 실리콘 소켓을 주로 생산하는데, 실리콘 소켓의 경우 볼그리드어레이(BGA) 패키징으로 생산한 반도체에만 적용 가능하다.

마이크로컨텍솔의 실질적인 경쟁사는 오킨스전자다. 두 기업 모두 핀 제조는 외주에 맡기고, 메모리반도체용 번인소켓을 주로 생산한다. 두 기업이 번인테스트 소켓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주 매출처로 두고 있다. 해외 고객에게도 제품을 일부 공급하지만 그 규모가 크진 않다.

마이크로컨텍솔의 생산실적은 국내 기업들의 D램 출하량에 민감하다. 실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 생산액과 마이크로컨텍솔의 번인소켓 생산실적은 동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메모리반도체 생산액은 2010년 203억 달러에서 2011년 304억 달러, 2012년 276억 달러로 감소했다. PC 시장의 성장 정체로 D램 출하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컨텍솔의 생산실적 역시 2010년 133만개에서 2011년 118만개, 2012년 86만개로 줄었다.

2013년에 스마트폰 등 고가 IT기기의 시장 확대로 반도체 생산액이 34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자, 마이크로컨텍솔의 생산실적도 148% 급증한 213만개를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출하 증가 + 국내 반도체 기업 점유율 상승

최근 스마트기기의 출하 증가로 D램 생산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스마트폰 등 고급 IT기기의 보급이 확산되고, 제품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컨텍솔의 주 매출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출하가 빠르게 증가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신기술 도입과 꾸준한 설비투자, 경쟁사의 시장 철수 등으로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실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생산액에서 국내 기업들의 생산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2009년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점유율은 46% 수준이었으나, 이후 매년 상승해 지난해 54.5%를 기록했다.

DDR4 출하로 평균 판매단가 상승 기대

그간 반도체 출하 증가에 따라 물량(Q)적 이득을 봤다면, 이젠 가격(P) 부문의 상승을 기대할 차례다. 최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DDR4 양산을 본격화 함에 따라 IC소켓의 평균 판매단가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DDR4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양산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컨텍솔은 2013년 DDR4용 IC소켓을 개발 완료해 납품을 시작했다.

마이크로컨텍솔의 연구개발비가 2011년 15억원, 2012년 13억원을 기록하다가 2013년 31억원으로 대폭 증가한 것도 DDR4용 소켓 개발 때문이다. 2013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0.2%로 전년 대비 5.5%P 올랐다.

마이크로컨텍솔은 지난 2011년 IC소켓의 평균 단가가 크게 상승한 바 있다. 매출액을 생산실적으로 나눈 번인소켓의 평균 단가를 보면, 2010년 개당 7757원에서 2011년 1만5270원으로 2배 가량 올랐다. 이어 2012년엔 개당 2만2600원으로 또 한 차례 크게 상승했다. D램 주요 생산 품목이 DDR2에서 DDR3로 넘어가고, 반도체가 미세화되면서 0.4mm 피치, 0.35mm 피치 번인소켓 납품을 확대한 덕분이다.

IC소켓 업체들은 더욱 정밀화된 신규 소켓을 공급할 시 기존 소켓보다 높은 단가로 판매한다. 신기술이 도입된 반도체 출하가 본격화되면 IC소켓 기업들의 평균 판매단가도 높아지는 구조다.

해당 반도체가 보편화되고 시간이 지나면 해당 IC소켓의 단가도 점진적으로 낮아진다. 지난해 평균 단가가 1만원 미만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는 물량이 성장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DDR4 생산 증대에 따른 소켓 단가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 편입 자회사의 지속되는 적자는 우려 요인

마이크로컨텍솔은 2013년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비티케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25억원을 들여 지분 80%를 인수했다. 비티케이는 전기회로 개폐 보호 및 접속장치를 제조업체로, 과열·과부하 등으로부터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안전장치 써멀 프로텍터(Thermal Protector)를 주력으로 제조한다. 이 제품은 각종 가전 제품에 탑재된다.

마이크로컨텍솔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티케이의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까진 실적 기여가 없는 상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비티케이의 매출액은 17억원 기록했고, 순이익은 2억5400만원 적자를 냈다.

2013년 관계기업으로 편입한 에이케이이노텍(지분율 23.8%)의 실적도 부진하다. 매출액은 4억원에 그쳤고, 순이익은 16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이케이이노텍은 ISC와 동일한 실리콘 소켓을 만들고, 라인 내로우잉 모듈(Line Narrowing Module)을 개발하고 있다. 라인 내로우잉 모듈은 반도체 레이저 광원장치 중 하나로,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해당 장비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 적정주가 근접, 주가 하락시 적극 매수 기회로 활용

꾸준한 Q의 상승과 더불어 P 상승 전환이 기대됨에 따라 마이크로컨텍솔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현재 ROE가 21% 수준에 이르는 마이크로컨텍솔은 향후 ROE가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이 두 자릿 수는 유지하겠지만 20%는 넘기 힘들 거란 의미다. 여기에 할인율 8%를 적용, 잔여이익모델(RIM)으로 밸류에이션 해보면 적정주가는 1만5300원 수준으로 나온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1만5550원으로 적정주가 비해 1% 가량 높은 상황이다.

투자자는 현재 마이크로컨텍솔을 매수하기보다는 주가 하락을 기다리는 게 좋다. 펀더멘탈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나타낸다면 매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필자가 판단한 마이크로컨텍솔의 적정 매수단가는 1만2000원~1만3000원 수준이다.

아래는 국내 IC소켓 기업들의 투자지표를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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