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계량분석을 통한 투자전략 제시
계량투자자의 눈으로 보는 역발상 투자 전략 (1)
2015/10/28 08:32AM
요약
- 역발상 투자전략은 모두가 최악이라 인정하는 주식을 사는 전략이다.
- 매수기준은 Low value, 큰 폭의 하락 후 내부자 매수, 혹은 가격 조정을 따른다.
- 매도기준은 3년 보유 혹은 50%이상 상승시다. 단, 예외는 있다.
- 이런 투자가 위험하지 않은 이유는 개별종목을 충분히 분산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유명한 역발상 투자전략을 계량투자자의 눈으로 한번 풀어보자.
1. 역발상 투자전략(Contrarian Investing)이 뭐냐?
지금 당장 다들 안 좋다고 난리치는 주식을 사는 전략이다.
속된 말로 미친놈 소리 듣기 딱 좋은 전략이라는 이야기.
수익이 상당히 훌륭한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이 전략을 채택하는 투자자가 극소수에 불과한 것은,
바로 이러한 비난과 대세에 굴복하기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몇 달 전의 자동차 섹터라 할 수 있다.
역발상 투자철학은 아주 단순한 전제에서 출발한다.
"모두가 좋다고 하는 주식은 이미 다들 가지고 있어, 추가적인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가 나쁘다고 하는 주식은 이미 다들 팔았을 것이다."
역발상 투자는 대중과 다르게 간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불일치 안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아는 것이다.
주가가 적정 주가 대비 크게 낮아졌을 때 매수하고, 크게 높아지면 매도할 뿐이다.
어느 누구도 해당 기업/섹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역발상 투자자들에게는 매수 타이밍이다.
자... 이는 원론적인 이야기고. 이제 계량투자자의 눈으로 다시 한번 이를 살펴보자.
대체적으로 이러한 철학 때문에 역발상 투자자는 비관적인 주식을 찾는다.
그렇다면 "비관"의 기준은 뭘까? 결국 비관적인 주식은 가격에 그 변화가 나타난다.
그래서 가격이 싼지, 비싼지를 판별하기 위해서 Low Value Factor(Ex. PER) 혹은 가격조정 팩터(1개월 주가 하락 순위) 등을 사용한다.
이렇기 때문에 역발상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주식은 가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식과 겹치기는 하나,
저PER/ 저PBR과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지적에는 "가격 그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 12개월간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을 매입하는 투자자가 가치투자자인가? 혹은 RSI 지표가 낮은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가치투자자인가? 아니다. 그러나 역발상 투자자라고는 이야기 할 수 있다.
결국 가치투자자와 역발상 투자자의 결정적 차이는 "센티멘트에 주목 하는가" 혹은 "펀더멘탈과 가격의 괴리에 주목하는가"의 차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2. 역발상 투자의 매수 기준
앤서니 갤리어는 <역발상 투자 불변의 법칙>에서 다음 두 가지 매수 시그널을 언급하였다.
1) 식견이 있는 내부 투자자 혹은 워렌 버핏과 같은 네임드의 큰 매수가 있는 경우.
혹은 주가가 50%이상 하락한 주식에 대한 내부자 매수
2) PER 12미만, PCR 10미만, PSR 1미만, PBR 1 미만 중 2가지 이상 충족시.
다만 2번의 경우 미국의 기준이라 다소 조정할 필요는 있다.
데이비드 드레먼은 PBR, PER, PDR, PCR이 하위 20%에 해당하는 기업을 추천했다.
또한 역발상 투자전략을 수행하는 TIGER가격조정이라는 ETF가 있다.
이 ETF는 재무구조가 건전한 종목 중 2년간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을 추리고,
그 중 한 달간 하락 폭이 큰 종목을 골라 투자한다.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다.
전체적으로 Contrarian, 즉 역발상 투자자는 가치 투자자와 공통분모가 많다.
저평가되거나 사람들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기업은 밸류가 싼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성장주 중에서는 역발상 전략을 적용할만한 기업이 드물다.
그 이유는, 성장주는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관심을 받고 있기에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
그래서 성장 투자는 역발상 전략보다는 모멘텀 투자와 공통분모가 많다.
만약 성장주 중에서 역발상 전략을 적용할만한 기업이 있다면, 이는 켄 피셔가 언급하는 Super Stocks에 해당한다.
주로 비관적인 전망을 받는 기업이 턴어라운드 하여 성장주로 거듭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며,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2007년의 엔씨 소프트.
3. 역발상 투자의 매도 기준
앤서니 갤리어는 매수 후 3년이 지나거나 50%이상 상승한 주식을 매도하길 권했다.
이는 그레이엄과 비슷한데, 그레이엄은 3년이 지나면 기회비용이 수익률을 잠식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만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다면 주가가 50% 이상 오르거나 3년이상 보유하였더라도 예외로 볼 수 있다.
저 룰을 그대로 따라도 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분기, 반기, 연간 단위로 그냥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절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를 리밸런싱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20종목을 투자 하는 투자자가 모든 종목을 5% 비중으로 투자하였다면,
분기/반기/연간 기간에 따라 한 번씩 오른 주식은 조금 팔고 떨어진 주식은 조금 담는 식으로 다시 5%로 비중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 사이에 무지 싸져, 지금보다 50%이상 더 매력이 있는 주식이 발견되었다면 가장 고평가 된 주식을 제외하고 해당 주식을 편입한다. 이를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딩이라고 한다.
업그레이딩과 리밸런싱을 적절히 해나가다보면, 정성적 분석에 의존하는 정도가 줄어들게 된다.
다소, 시스템 트레이더의 느낌으로 운용하게 되는 것이다.
해당 내용에 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전략적 가치투자>라는 명저를 참조하길 바란다.
4. 이러한 투자가 너무 위험하지 않나?
당연히 사람들의 불안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는 개별종목을 분산하여 커버한다.
대체로 20종목 이상을 바람직하게 본다.
이 정도면 한 두 종목의 개별종목 리스크가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애초에 기업 하나가 잘못되었다고 포트폴리오에 큰 타격이 가해진다면,
지나치게 큰 위험을 졌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투자자에 따라 손절매 또한 시행하기도 한다.
앤서니 갤리어는 -25% 이상이면 손절매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조언하나,
이는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같은 섹터에 20%이상의 비중을 싣지 않아야 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모든 섹터를 보유하는 것을 가장 권하고 싶다.
즉, 각 섹터별로 매수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업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그러나 계량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지 않은 문제를 하나 이야기 해 볼 수 있다.
Value Factor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 즉 포트폴리오의 공분산 리스크가 굉장히 커진다고 볼 수 있다.
Value Factor는 글로벌 경기가 불황이거나 저금리 시대에는 성과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즉, Single Factor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성장 투자 전략이나 모멘텀 전략을 계좌의 일부로 같이 시행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커버할 수 있다.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전략을 같이 가져가면서 이러한 리스크를 상쇄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장기 수익률이 좋아도 기관투자자가 이 전략을 수행하지 않으려는 이유 중 하나는 침체기가 너무 길다는데 있다.
IT버블 당시 역발상 포트폴리오는 최대 -65%의 손실까지 감당했어야 했다.
만약 당신이 역발상 투자전략을 수행하는 매니저라면, 성과부진으로 진작에 잘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러한 장기부진을 감당할 환경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스타일 투자전략과 적당히 섞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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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로운 분석글이네요. 현재 포트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ㅇ_ㅇ.... 직접 그린게 대부분이구요. 수치는 유료 데이터 사용해서 다운받습니다
ㄴ그리 말씀하시면 뭔지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