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계량분석을 통한 투자전략 제시

메가트렌드를 잡아야 한다는 조언에 대하여

2016/03/02 07:34AM

요약

"메가트렌드를 잡아야 합니다. 산업구조의 재편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빅 사이클에 올라타셔서 부자가 되셔야 합니다."

 

"정말로 노동시장을 인공지능이 대체할거라 생각한다면,
두려워 해야 할 게 아니라 인공지능 회사에 투자를 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메가 트렌드를 뻔히 보면서 왜 올라타지 않나요?"

 

자. 흔히 성장투자자들이 해 주는 멘트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듯하다. 그런데, 이게 과연 맞는 조언일까?

 

이런 조언의 허와 실을 한번 찾아보자.

 

1. 그래서 뭐 사면 되냐?

"그래. VR이 대세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이제 3D영화관 같은것도 VR같은걸로 나오겠지.
그리고 포켓몬스터GO와 같은 게 나오고, 사물인터넷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고..
그런데, 그래서 뭐 사면 되는데?"

 

일단 첫 번째 벽에 부딪히는 것이 이 문제이다.

최근에 핫한 기업들은 아직 성장궤도가 진행 중이라, 재무상태가 약간 불안한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상증자나 차입을 빈번히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성공하면 다행인데, 아니라면 칼날이 되돌아 올 수 있다.

또한 회계장부를 믿을 수 있냐는 문제가 있다.

굴뚝주와 달리, 신경제(New Economy)라고 칭송받는 혁신적인 기업들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보기에 힘든 부분이 있다.

혹은 무언가 평가를 다르게 한다거나.

사실 이는 공부를 좀 하면 되는 문제기는 하다. 

아니면, ETF를 구성하듯이 여러 종목을 바스켓 식으로 담는 방법이 있다.

이러면 개별기업 리스크가 줄어들어, 테마 그 자체에 투자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2. 성장은 하는건 알겠다. 그래서 컨센은?

또 하나의 골치아픈 문제는, 성장은 하는데 컨센서스 대비 하회할 시가 문제다.

예를 들어보자. 이번 분기 EPS가 200% 늘고, 매출이 80%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을 한 기업이 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어라? EPS가 고작 120%밖에 늘지 않았고, 매출도 55%밖에 늘지 않았다.

 

이러면, 성장은 크게 했는데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여 주가가 내려앉는 경우가 있다.

성장은 하였는데도 어닝쇼크가 터지는 셈이다.

 

과연 이럴 때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을 할까?

"야 그래도 성장은 했네 ㅋ" 하고 안 빠지면 천만 다행이다.

그러나, 대부분 그게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3. 과연 현재의 기업 중 승자가 나올까?

논란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근대 사회에서 자동차가 발명된 후, 마차는 차츰 사라져가고 있었다. 

저 당시 사회에서 자동차는, 요즘 말하는 '메가 트렌드'인 셈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당시 설립된 많은 기업들 중 살아남은 기업은 끽 해야 포드 정도라는 것.

그리고 그 포드마저도 3번정도를 파산했다가 다시 일어섰다.

 

즉, 현재의 기업들이 메가트렌드의 과실을 온전히 가져간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런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경제의 변화가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

 

타당한 지적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다.

가까운 예를 들어보자.

인터넷의 시대를 기억하는가?

 

그 당시 시장에서 핫 하였던 큰사람, 새롬기술, 라이코스, 미스다찾니, 야후, 심마니...

이 많은 기업들이 다 어떻게 되었는가?

그리고 게임업종의 양대 산맥인 소프트맥스와 손노리는?

그나마 여전히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엔씨소프트 정도다.

이런 산업들은 먹을 것이 크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자가 굉장히 많다.

과연 여기서 얼마나 다른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이게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투자전문 블로거 Bruce님은,

"막상 시장에 나오면 적용범위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과,
먹을게 많은 곳에는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 조언하셨다.

필자도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4.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거나, 거품이거나.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러한 성장성은 미리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 

어느정도 꽤나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것이 확인 되면, 그 기대감은 엄청나게 주가에 반영되어 있을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하자면, 성장을 해도 주가 추세가 더 이어지느냐 마냐는게 문제다. 

생각보다 실익이 크지않을 가능성이 있다.

자료 : Daum증권

대표적인 것이 3D프린터 관련주이다.

세상을 바꿀 기술처럼 많이들 떠들어 댔으나, 그래서 주가는 지금 어떤가?

소위 핫 하다는 기술과 산업은 투자자들의 과잉반응이 끼어 있는 경우가 많다.

모두가 그 기술과 산업이 좋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지금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이러한 성장과 테마는 그것이 실현되지 않거나, 실익이 많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구글, 이런 기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저러한 기업들이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5. 결론

- 어떤 기업을 살 것인가가 첫 번째의 문제이며

- 이미 주가에 성장성이 반영되어 있어서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

- 또한 성장을 하더라도 컨센서스 대비 성장이 하회한다면 주가가 실망감에 떨어질 수도 있으며,

- 현재의 기업들 중 최종승자가 나올 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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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천천히
2016/10/19 09:26 AM

잘봤습니다.

술한잔해요
2016/10/29 11:43 PM

잘 읽었습니다. 책 쓰셔도 되겠어요. 많은걸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