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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업계, 저도주 + 과일맛 소주 열풍에 웃는다

2015/07/14 11:17AM

요약

‘저도주에서 과일맛 소주까지’

바야흐로 소주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저도주에서 시작된 소주회사들의 경쟁은 이젠 과일맛 소주로 번지면서 소주 역사상 이례적인 이벤트를 낳고 있습니다. 이젠 회식자리에서 어렵지 않게 형형색색의 과일맛 소주를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것도 제조사별로 다양하게 말이죠.

소주회사들의 박빙 경쟁에 뒤에서 웃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바로 소주의 원료인 주정을 만드는 업체입니다.

소주 알코올 도수는 내가 정한다.

주정은 한 마디로 식용 알코올입니다. 술의 원료로 쓰이는 품목이죠. 주정은 웬만한 곡물로 다 만들 수 있습니다. 주정 원재료로 무엇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발효주정’과 ‘정제주정’으로 나눕니다. 쌀보리, 현미, 고구마, 타피오카 등 곡물로 만들면 발효주정이라 하며, 해외에서 조주정 등 품질이 낮은 원료를 수입해 정제과정을 거쳐 만들면 정제주정이라 합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주정은 90%가 소주의 원료로 쓰입니다. 때문에 국내 주정 소비량은 소주 소비량과 거의 동행합니다. ‘통계청 > 품목별_광공업_생산·출하·재고·내수·수출량’ 경로로 접근하면 소주와 주정 생산량 및 출하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품목의 yoy 증감률을 비교하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길게 놓고 보면, 소주 출하량에 비해 주정 출하량 성장률이 낮습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소주 출하량은 연평균 2.8% 성장한 데 반해 주정 출하량은 1.7% 성장에 그쳤습니다. 이유는 바로 소주의 알코올도수가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인 1965년 최초 소주의 알코올도수는 무려 30도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25도, 23도, 22도로 계속해서 낮아졌고, 2008년 저도주 열풍이 불면서 20도의 벽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도수가 낮아지면서 원료인 주정 역시 사용량이 찔끔찔끔 줄었죠. 저도주 열풍에 따라 주정 사용량이 큰 흐름에서 보면 줄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주정 업체는 경쟁이 없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필연적인 것이 바로 경쟁입니다. 제품, 서비스, 영업 등의 차별화로 시장을 뺏고 뺏기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생존하는 것이 기업입니다. 그런데, 주정 업체는 너무나도 당연한 경쟁이 없습니다. 공기업도 아닌데 말이죠.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주정산업은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곳입니다. 술값의 대부분이 ‘세금’이란 것은 다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만큼 생산, 납품 단계에 있어서도 정부의 관여도가 큽니다. 각 업체별 주정 생산량은 국세청과 한국주류산업협회, 대한주정판매가 협의해 정합니다. 즉, 생산량을 각 업체가 아니라 타 기관이 지정해 배정해주는 방식입니다. 생산량이 정해지면, 주정업체들은 배정물량만큼만 생산해 대한주정판매에 납품합니다. 대한주정판매는 주정업체들로부터 받은 주정을 소주업체들에게 판매합니다.

그리고 주정업체별 생산 비중은 변하지 않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항상 같다는 말입니다. 주정업체의 생산량은 대한주정판매의 지분에 따라 결정됩니다. 국내 주정회사는 총 10곳인데, 다들 대한주정판매 지분을 들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들고 있는 곳 순으로 진로발효(17.6%), 창해에탄올(14.6%), 일정실업(11.0%), 서영주정(10.2%), 풍국주정(9.5%) 등입니다. 각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도 대한주정판매 보유 지분율과 거의 비슷합니다.

때문에 주정업체들은 좋아지면 같이 좋아지고, 나빠지면 함께 나빠집니다. 상장된 주요 주정업체인 진로발효와 창해에탄올, MH에탄올의 매출 증감률을 비교하면 최근 4년간 동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격인상은 어떻게 이뤄지나?

주정 역시 음식료 산업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물가 성장률과 연동해 가격이 인상돼 왔습니다. 다만 일반 제과, 제빵, 빙과류처럼 손쉽게 올리긴 힘듭니다. 주정 가격을 올리기 위해선 국세청장에게 신고를 해야 하며, 가격 인상의 근거가 되는 제조원가계산서와 소관 주류업단체장의 출고가격 검토의견서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가격을 인상하기 위한 절차 및 규정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지난 10년간 주정 가격을 보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인상됐지만, 이후 2012년에 딱 한 번 인상됐습니다. 과거처럼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으며, 소비 경기 침체로 주정 가격 인상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도 인상한 가격이 계속해서 유지된다는 것은 주정 산업의 큰 메리트입니다.

주정업체 수익성의 핵심변수 - 원재료

수년간 제품 가격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주정업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는 원재료 가격입니다. 앞서 주정은 다양한 곡물로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주정 업체 입장에선 저가 원재료를 투입해 생산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그런데 주정은 정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합니다. 따라서 정부에서 배정해주는 품목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주정업체 사업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원재료 중에 쌀, 보리, 현미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정업체들은 농림부와 농협중앙회를 통해 해당 원재료를 매입해 주정을 생산합니다.

문제는 국산 원재료가 수입산에 비해 비싸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해당 원재료가 반영되는 시점에 주정업체들의 매출원가율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산 원재료는 한 분기에 집중적으로 반영되거나, 아니면 분기별로 나눠서 반영되는 등 그때 그때 다릅니다. 지난해엔 4분기 국산 원재료가 집중적으로 반영돼 주정업체들의 원가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다만 최근 국산 원재료보다 수입 원재료 비중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큰 흐름에서 보면 주정업체들의 매출원가율은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수입 원재료인 조주정, 타피오카 가격과 환율에 무게를 싣고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엔 주정업체들의 투자매력도를 비교해보겠습니다.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주정업체들의 특징,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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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nb
2016/07/20 09:53 AM

간단명료하고 유익한 분석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