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계량분석을 통한 투자전략 제시

하락장을 복기하다 (1) : 켄 피셔의 명제는 틀렸다.

2015/07/06 08:54AM

요약

원래는 조정장에 관한 글을 쓰려고 했으나, 약간 핀트가 다른 글을 써보려 한다.

조정장세와 하락장세에 관한 이야기다.

 

0. 켄 피셔의 "하락장의 규칙"

켄 피셔는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에서 하락장의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1. 일반적으로 하락장은 초반 2/3구간에는 전체 조정의 1/3만큼을 보이며,
후반 1/3구간에 전체 손실의 2/3을 낸다.

2. 하락장이 지속되는 기간은 대부분 12~18개월이다.
2000년에서 2002년까지의 하락장과 같이 18개월을 넘는 하락장은 매우 드물다.

3. 대부분의 경우, 하락장의 길이는 18개월을 최대로 보는 것이 어떤 식으로든 당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4. 시장의 바닥은 대부분 V자 혹은 W자를 그린다.

5. 하락장이라고 생각된다면, 일단 3개월 더 기다려 보라.

6. 조정은 짧고 예리하며, 일반적으로 1-4개월가량의 기간이다.
하락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1번의 이야기가 잘 이해되지 않을 독자가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12개월동안의 하락장동안 2000Pt가 1000Pt로 하락하는 일을 겪는다면

초반 2/3구간인 8개월 간에는 전체 손실인 -50%중 1/3인 -16.67% 손실이,

후반 1/3구간인 4개월간에는 나머지 손실인 -33%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복기해보자. 한국 시장에서도 그러한가.

 

 

1. 한국에서는 그다지 맞지 않았다

2008년 하락장을 다시 한번 복기해 보자.

-54.54%의 하락이다. 대략 12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먼저 가장 최근의 하락장인 2008년이다.

 

 

자. 초반 2/3구간이다. 전체 하락장이 12개월에 걸쳐 진행되었으니, 초반 2/3구간은 약 8개월이다.

그리고 이 기간동안 코스피 지수는 -18.88% 하락했다. 전체 -54.54%의 손실 중 약 34.63%에 해당하는 손실량이다.

 

그리고 후반 1/3구간이다. 전체 12개월의 하락장 중 나머지 1/3에 해당하는 4개월의 기간이다.

이 기간동안 필자가 이야기 한 대로,  전체 -54.54%의 손실 중 65.37%가 여기서 발생하였다.

 

즉, 진짜 하락장의 클라이막스는 후반 1/3구간이라는 것.

 

다른 구간에도 이랬을까?

물론 2002년 같은 예외도 있다.

 

이런 케이스는 2/3 1/3이고 뭐고 없다. 그냥 쭉 빠지고 있다.

기간은 대략적으로 11개월. 약 333일이다.

 

이 표는 위 02년 하락장의 2/3기간동안 까먹은 수익률이다. -25.1%이다.

전체 하락폭 중 55.72%를 토해냈다.

 

IT버블때도 이 이야기는 맞지 않았다. 역시 고점에서 날카롭게 떨어지고 있다.

 

역시 1/3 과 2/3원칙은 IT버블 당시에도 한국장에선 맞지 않았다.

또한 기간도 20개월 정도로 매우 길었는데, 켄 피셔는 이를 아주 드문경우라고 한다.
대공황 이후로 이런 케이스는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480p 및 각주 159 참조)

 

켄 피셔의 원칙이 그렇게 훌륭하게 적용되지는 않았던 케이스이나,
정작 켄 피셔는 이 때 수익률을 +- 0%로 막아내었다는 것이 재미있다.

 

IMF땐 어떠했는가?

 

 

역시 1/3과 2/3원칙이 작동하지 않는다. 또한 기간도 44개월로 매우 길었다.

즉, 켄 피셔의 규칙 중 1/3과 2/3원칙과 기간이 대개 12~18개월이라는 명제는,
한국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물론 켄 피셔의 경우 더 긴 시계열(대공황 포함)을 테스팅 했으나, 한국 주식시장의 역사는 짧다.

그렇기 때문에, 표본이 적을 수는 있다.

 

그러나 켄 피셔의 명제가 생각보다 한국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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