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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계량분석을 통한 투자전략 제시

하락하는 종목을 더 매수하는 것은 옳은가?

2016/02/02 07:32AM

요약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아야 합니다.

하락하는 종목에는 그에 걸맞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며,

상승하는 종목도 그에 걸맞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락하는 종목을 더 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손실회피 성향 때문이며,

굉장히 잘못된 행위입니다.

잡초에 물을 주고 꽃을 뽑아내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폭락시에도 웃으면서 살 수 있어야 진정한 장기투자자입니다.

이는 투자자의 내공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마트에서 라면같은 것이 세일하면 서로 사려고 하는 판에,

왜 주식은 그러지 못할까요?"

 

 

하락하는 종목을 더 사는 것이 옳은 일일까, 잘못된 일일까?

소위 대가라는 사람들도 이렇게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부분이다.

시니컬 하게 말하자면, 다들 자기 말만 맞다고 이야기하는 사람 투성이며 자기에게 유리한 근거만 갖다붙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

 


하락시 종목을 추가매수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는
보유기간이 얼마나 되는지와 투자철학이 어떠냐에 따라서 이야기가 달라질 뿐이다.

즉, 어느게 옳다 그르다는 식의 논쟁은 굉장히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며,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유연하게 채택해야 할 방법일 뿐이다.
 

 

글이 굉장히 길어 부득이하게 2 부로 나누도록 하겠다.

대신, 느긋하게 소설을 읽듯이 읽어주면 감사하겠다.

 

1. 카지노를 정복한 아랍의 왕자

어느 날, 카지노에 30대 즈음으로 보이는 부유한 아랍계 남성 한 명이 수행원으로 보이는 남성 3명을 동반하고 들어왔다.

이 남성은 카지노를 한 바퀴 둘러보더니, 룰렛 앞에 자리를 잡았다. 

수행원들의 잡담을 얼핏 들어보니,
이 남자는 중동 어느 국가의 왕자이며 업무차 온 김에 카지노를 즐기는 것이 취미인 듯 하다.

재미있는 것은, 베르사체 슈트에 롤렉스를 찬 외양과 달리
이 남성은 배당률이 2배에 불과한 홀/짝 맞추기에 최소 베팅금액만을 베팅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본 카지노의 매니저는 담배를 물고선 쓴 웃음을 지었다.

"뭐야 이거... 간 만에 봉이 오나 싶었더니.. 생긴 거랑 달리 피래미처럼 노는구만..."

 

아랍인 남성의 베팅 방식을 유심히 살펴보니, 베팅에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1) 홀/짝을 맞추면 그 다음 게임은 다시 최소 베팅금액으로 시작.

2) 맞추지 못하여 돈을 잃으면, 이전 게임에 베팅한 금액의 2배를 베팅.

3) 1과 2를 무한히 반복하고, 칩을 다 쓰면 수행원에게 돈을 찾아 오라고 시킨다.

 

낯 익은 방법이라고? 맞다. 

시스템 트레이딩이나 베팅에 조예가 있는 독자라면 알 것이다. 

이것이 마틴 게일 베팅임을.

 

10달러를 베팅했다 치자.

그렇다면 결과는 다음 두 가지 중 하나가 나온다.

 

1) 배당률이 2배이므로, 10달러의 2배인 20달러를 획득한다. 그리고 다음 게임에서는 다시 10달러를 베팅한다.

2) 10달러를 잃고, 다음 게임에 20달러를 베팅한다.

 

그렇다면 이 베팅에 실패해서 20달러를 베팅하였다 치자.

그러면 다시 두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1) 20달러의 2배인 40달러를 획득하고, 다음 게임에는 다시 10달러를 베팅한다.

2) 20달러를 또 잃고, 40달러를 베팅한다. 지금까지 잃은 금액은 30달러(10$ + 20$)

 

또 다시 베팅에 실패한다면? 80달러를 베팅한다.

지금까지 잃은 돈은 70달러(10$+20$+40$)이므로, 이기면 원금을 회복하고 10달러가 남는다.

 

이를 무한히 반복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전제조건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

 i) 무한에 가까운 자금

 ii) 이겼을 시의 보상이 2배가 넘을 것.

 

자금이 무한에 가깝다면 필승전략에 가까운 방법론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자금이 무한할 리가 없다. 그래서 사장된 방법이다.

 

이 마틴게일 베팅 말인데, 하락하는 종목을 추가매수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2. 추세추종의 대가, 피트의 왕자 리처드 데니스

시카고에 리처드 데니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리처드 데니스는 25세에 선물 트레이딩으로 백만장자 대열에 든 사람이다.

리처드 데니스는 거북이 농장을 구경하면서, 친구인 에그하르트와 함께 이러한 논쟁을 하게 된다.

 

"트레이딩에 필요한 능력은 선천적인 능력일까, 후천적인 능력일까?
만약 후천적인 것이라면, 농장에서 이렇게 거북이들을 키우듯이 트레이더들도 키워낼 수 있지 않을까?"

 

둘은 첨예한 논쟁을 하였고, 말로는 결론이 날 수 없다는 점에 모두가 동의하였다.

그래서 이 둘은 직접 트레이더를 육성하여, 자신들의 가설이 옳은가를 검증해보기로 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터틀 트레이딩>을 읽어보라.)

 

리처드 데니스의 투자기법은 굉장히 간단했다.

 

[System 1]

- 20일 고점 상향 돌파시 Long, ​​10일 저점 하향 돌파시 혹은 진입가격 대비 2N 손실시 Long청산

- 20일 저점 하향 돌파시 Short, 10일 고점 상향 돌파시 혹은 진입가격 대비 2N 손실시 Short 청산

​- 만일 직전에 나왔던 20일 고/저점 시그널을 보고 거래를 했을 때 이익을 봤다면, 지금 새로 나온 20일 시그널은 무시.

- 직전 20일 시그널을 보고 트레이딩을 하여 2N(2편 참조) 의 손실을 기록했다면​, 지금 새로 나온 20일 시그널은 수용

 

[System 2]

- 55일 고점 상향 돌파시 Long, 20일 저점 하향 돌파시 혹은 진입가격 대비 2N 손실시 Long 청산

- 55일 저점 하향 돌파시 Short, 20일 고점 상향 돌파시 혹은 진입가격 대비 2N 손실시 Short 청산

 

(주 : 여기서 2N은, 흔히 ATR이라고 알려진 보조지표 값의 2배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굉장히 간단하지 않나?

 

추세추종자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승률이 40%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2) 짜잘한 손실은 굉장히 잦다. 그러나 초대형 홈런의 빈도가 높다.

 

여기서 우리는 2번에 주목해야 하는데,

이는 추세추종자들의 손익분포도를 히스토그램으로 그려보면 알 수 있는 특징 중 하나이다.

 

출처 : Does Trend Following Work on Stocks?, Cole Wilcox & Eric Crittenden, 2005.11

이 그래프를 보자. 영어라고 쫄 것 없다.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종형 분포와 달리 그래프의 오른쪽 극단이 특이하게 높다는 것이다.

300%를 초과하는 수익률이 굉장히 자주 발생하는 특이한 손익 구조의 그래프라는 것.

 

추세추종자들과 궤를 같이하는, 오르는 주식을 추가매입하는 사람들의 수익구조도 이러한 경우가 많다.

 

 

3. 그래서 추세추종과 하락시 추가매수 중 뭐가 더 낫나?

 

결론부터 말하자.

 


성장투자자, 혹은 3개월~1년 이하로 종목을 보유하는 투자자라면 추세추종이 더 유리하다.
가치투자자, 혹은 장기투자자거나 초단기 투자자라면 하락시 추가매수가 유리하다. 

 

 

추세추종 전략, 즉 오르는 주식을 더 사는 전략은 일반적으로 추세가 발생할 시 유리하다.

반대로, 하락하는 주식을 더 매입하는 역추세 전략은 추세가 없이 주가가 횡보하거나 상승반전해야 유리하다.

(당연한 소리긴 하다. -_-;)

 

대부분 추세추종 전략의 승률은 35~40% 내외.

그러나 초대형 홈런으로 그 승률을 만회하고도 남는 수익이 나는 구조다.

야구팬이라면 박병호와 같은 거포들을 생각하면 된다.

슬러거들은 삼진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홈런 한 방에 게임의 흐름자체를 바꾸어버린다.

 

반면 역추세전략, 하락하는 주식을 더 매입하는 전략의 승률은 대개 60~ 65%가량이다.

그러나 비교적 높은 수익에 비해, 1회당 거래에서 얻는 수익은 작아 시간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개인투자자가 어느 전략을 채택할지에 대해서는 아래 조건을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 보유기간이 얼마인가? 

2) 성장주를 보유하고 있는가, 가치주를 보유하고 있는가?

 

가치주를 보유한다면 하락시 추가매입이 맞다.

재평가 받을 때 까지 느긋하게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가치투자는 3~5년 이상의 기간을 보유할 시 유리하다.

가치투자자들은 최악의 주식을 바닥에서 사서 경제 사이클이 한 바퀴 돌아 트렌드가 바뀔 때 팔아버리는 역발상 투자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장주 투자자는 현재 인기있는 주식을 산다. 현재 제약/바이오를 들고 있는 사람과도 같다.

성장주 투자는 대략 3개월에서 1년 정도의 보유기간을 가정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성장성이 의심을 받으면, 지옥을 구경할 수 있기 떄문이다.

2010년 이후 OCI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면 이해가 쉽다.

 

출처 : Daum 증권

 

성장투자는 성장성이 꺾이면 지옥을 보게 된다. 그러나 기세가 오르면 무섭게 상승한다.

가치투자는 재평가 받을 때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냉소적인 농담을 하자면, 성장투자자는 한 방에 훅 가고 가치투자자는 기다리다 말라 죽는 셈이다.

 

그래서 성장투자는 오르는 주식을 추가매입하는 동시에 손절매가 중요하고,

가치투자는 진짜 가치가 있는 주식이라면 언젠가는 재평가 받을테니, 평단가를 낮추는 것이 좋다.

즉, 하락시 추가매입이 유리한 것이다.

 

또한 이는 보유기간도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추세추종 전략은 보유기간이 3년을 넘는 경우가 드물고, 1년~3년 보유가 유리하다.

다만, 성장에 대한 실망으로 급락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승률이 낮다.

추세추종과 궤를 같이 한다.

 

가치투자는 10년을 보유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실망해봐야, 이미 충분히 가격이 싸기 때문에
실적이 안 나온다고 해도 성장주만큼 심하게 폭락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닝 서프라이즈가 뜨면, 정신나간 주가 상승률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만 그게 언제냐는게 문제인데, 그래서 하락시 야금야금 보유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방법이기도 하다.

 

예전에 모 재야 투자자는 인디언 기우제라는 방법을 주창하기도 했는데,

물타기를 무한으로 하다보면 언젠가는 상승추세가 나타난다~ 라는 식의

기우제 지내듯 투자하는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진짜 가치나 모멘텀이 있는 것에 기우제 지내듯 투자를 하자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는 역추세추종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사실 GARP에 더 가깝지만 말이다.)

 

성장투자자는 이익이 나는 한, 그 이익을 최대한으로 확장시키되 기대가 꺾이면 지옥을 보기에 추세추종이 유리하다.

그러나, 가치투자자는 대부분의 보유기간이 횡보하는 구간인 동시에 장기보유 하는 투자자이기 때문에
역추세추종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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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2016/02/02 10:20 AM

2부 기대중입니다. 서현시대 화팅

2016/02/02 10:46 AM

누구//혹시 ㅂㄷㄱ씨? ㅋ

식사는천천히
2016/10/19 09:30 AM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글들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