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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파티게임즈 CEO)

중국 인터넷과의 대화

칠종칠금, 중국 인터넷과 대화하다 (6) 샤오미 레이쥔, 생태계를 구축하라

2015/05/05 10:24AM

요약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은 대기만성형 기업가이다. 1969년생이었던 그는 1990년 우한대학 3학년에 재학중일 때 창업을 하여 실패를 맛보았고 22살이 되던 1992년에 중국의 한글과컴퓨터라 할 수 있는 킹소프트에 6번째 직원으로 합류하여 1998년도에는 CEO에 올랐다. 당대의 인터넷 영웅이었던 텐센트의 마화텅이나 바이두의 리옌홍이 창업을 고민하고 있었던 시기에 그는 이미 창업의 실패와 소프트웨어 회사의 경영자로서 엄격한 훈련을 거친 셈이었다. 인터넷 산업의 기회를 초창기부터 이해하고 있던 레이쥔은 2000년 초반부터 온라인게임 개발과 전자상거래에 과감한 투자를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IPO에 4번의 실패를 하게 된다. 업계의 후배라고 할 수 있는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가 승승장구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2007년 12월 킹소프트를 사임한 그는 UCWeb을 비롯한 20여개의 스타트업기업에 투자를 하며 엔젤투자자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레이쥔이 2010년 4월에 샤오미를 창업하였을때도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다. 당시 샤오미는 수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중 하나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1년 8월에 첫번째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한 샤오미는 2011년 30만 대에서 지난해 6112만 대로 200배 이상 급증해  불과 3년만에 삼성, 애플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장하였고, 2010년 2억5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2014년에는 450억 달러로 4년 만에 200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대형: 샤오미가 점점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애플 CEO 팀 쿡(Tim Cook)이 강력한 적수로 직접 지목할 만큼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도대체 샤오미는 어떤 기업인가?

레이쥔: 한 마디로 말해 샤오미는 인터넷 기업이다. 사람들은 우리의 스마트폰 판매를 보고 단순히 단말기 제조기업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창립 후 샤오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구글이 공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중국인들의 성향에 맞게 최적화하여 변형한 ‘MIUI’를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는 ‘MIUI’를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공개하여 초기 사용자를 모았고 그들은 샤오미의 제품을 열렬히 지지하는 팬덤인 “미펀”으로 성장하였다. 그러한 사용자 기반으로 샤오미폰을 판매할 수 있었다. 우리는 철저히 ‘인터넷방식’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대형: 당신이 말하는 ‘인터넷방식’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레이쥔: 내가 생각하는 ‘인터넷방식’이란 집중, 극치, 입소문, 신속함의 네가지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집중’이란 단순함의 미학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단지 6개의 iPhone만을 선보였다. iPhone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73%에 달하는 수익을 가져가고 있는데 삼성, 모토로라, HTC 등 기타 스마트폰 기업의 수익을 합쳐봐도 iPhone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극치”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며,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샤오미폰의 사양은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보다 최소 반년이상 앞서나간다. 우리는 “샤오미폰”이라는 하나의 제품에 “집중”함으로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냄으로서 “극치”를 이루었다.

이대형 : “신속함” “입소문”은 무엇인가?

레이쥔 : “신속함”은 인터넷 산업에서는 빠른 것이 곧 힘이라는 것이다. 빠르면 많은 문제를 덮을 수 있다. 기업이 빠르게 발전할 때 대개 리스크가 제일 낮다. 속도가 느려지는 순간 모든 문제가 드러난다. 샤오미의 속도는 ‘빠른 반응, 빠른 교체, 빠른 수정’으로 나타난다. 샤오미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재빨리 수집해 매주 MIUI 베타버전을 휴대전화 마니아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마니아들이 테스트를 해보고 의견을 주면 샤오미가 다시 그에 대한 피드백을 내놓는다. 인터넷 방식은 처음부터 완벽한 것을 추구하지 않고 빠르게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입소문”이란 사용자의 기대치를 항상 뛰어넘으라는 것이다. 우리는 제품을 홍보하고 마켓팅하는데 많은 비용을 쓰고 있지 않다. 첫 제품이 나왔을 때 단지 우리는 여러 포럼에 글을 남겼다. 그 후에는 ‘미펀’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2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퍼져나갔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것은 우리의 제품의 우수함이 사람들의 기대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리는 사은행사를 열었다. 30만 명의 샤오미폰 사용자를 위해 특별히 감사카드를 만들고 모두에게 100위안짜리 쿠폰을 아무런 조건 없이 증정했다.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휴대전화를 산 지 8개월이나 지났는데 100위안짜리 쿠폰을 받으니 처음에는 믿기힘들다는 반응이었지만 곧 폭발적인 호응과 입소문으로 연결되었다. 이것은 사용자들의 심리적 기대를 뛰어넘은 것이었다.

집중, 극치, 신속함을 모두 잘하면, 즉 진정으로 제품을 잘 만들고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체험을 선사하면 입소문은 저절로 생겨난다.

이대형: 애플도 스마트폰이외에 iOS를 만들고 Safari, Siri 등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중국의 애플이라고 이해해도 되는가? 또한 레이쥔 당신은 중국의 스티브잡스라는 의미로 레이잡스라고 불리고 있다고도 들었는데, 그러한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레이쥔: 애플은 대단한 기업이기도 하고 나 역시 스티브잡스를 존경하고 있으므로 애플과 비교되는 것은 영광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평가는 사양한다. 나는 나만의 철학과 방식을 가지고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고 샤오미 역시 애플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이다.

이대형: 샤오미가 ‘MIUI’를 통해 구축한 생태계를 보면 애플의 앱스토어(Appstore)나 아이튠즈(Itunes)의 플랫폼에 접속하여 게임, 음악 등의 디지털 컨텐츠를 구매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창업자가 아니라고 하는데 다른 기업과 계속 비교를 해서 미안하지만 샤오미가 애플과는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주었으면 한다.

레이쥔 :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도 다르고, 결국 전략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샤오미가 사용자들에게 판매하고 싶은 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이고 사용자들로부터 버는 것은 “돈”이 아니라 “마음”이다. 우리는 사용자들이 가능한 오래 샤오미의 생태계에 머물기를 원하고 샤오미의 생태계가 제공하는 컨텐츠와 서비스들로 하루 24시간의 대부분을 채우기를 바란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애플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상상할 수 없이 가능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의 휴대용 충전기를 사용해보았는가? 정말 저렴하고 성능이 좋다. 샤오미의 사용자들이 배터리문제에서 자유로워져서 더 오래 생태계를 사용하기를 바란다.

애플이 판매하는 것은 결국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제품 그 자체이고 애플의 생태계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대형: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결국 애플과 크게 다른 걸 모르겠다. 애플이 혁신을 선도한 기업이니만큼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서는 단말기를 비싸게 판매할 수밖에 없는 반면 샤오미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다른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맞는 설명 아닌가?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다르다는 주장은 애플과 대외적인 대립구도를 만들기 위한 PR전략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레이쥔: 애플의 생태계는 폐쇄적이다.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으로 유저들을 단번에 매료시킨 애플은 아이팟을 기점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와치 등 모든 디바이스들이 아이튠즈와 아이클라우드(Icloud)를 통해 서로 연결되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콘텐츠 제작자들은 앱스토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애플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효율적으로 설계되어 통일성을 가지고 있으나 공급이 애플 하나로만 이루어지다 보니 폐쇄적이다. 애플의 폐쇄성으로 인해 서비스를 누리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값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에 샤오미의 철학은 개방성을 지향한다. 한 예로 샤오미는 자체적인 마켓을 가지고 있지만 구글플레이와 같은 다른 안드로이드 마켓의 동시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대형: 그렇다면 샤오미의 생태계에 대한 철학은 구글에 좀더 가깝다고 봐도 좋은가?

레이쥔: 구글의 생태계는 개방적이지만 비효율적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와 구글 메일, 구글+, 구글맵과 같이 소프트웨어 인프라만을 제공한다. 구글이 제공하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삼성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고, 통신사들은 정책을 반영하도록 가이드한다. 이처럼 구글의 생태계 안에서는 국가별∙통신사별∙단말기 제조사별로 각각 다른 특징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어 한계가 많고 콘텐츠 제작자들 또한 매우 바쁘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개방성이 제조사 간 경쟁을 유발시켜 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통한다.

애플 및 구글과 비교했을 때 샤오미는 개방성과 효율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TV, 라우터만을 개발하고 있지만 투자를 통해 많은 파트너회사들이 샤오미의 브랜드를 이용해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이와 같은 샤오미의 독자적인 생태계는 전 세계 유저들에게 공통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애플과 흡사한 단계를 밟고 있는 듯하나 MIUI OS의 경우는 안드로이드와의 호환으로 안드로이드앱 대부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대형: 애플과의 경쟁과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질문하고 싶은데, 샤오미는 애플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레이쥔: 애플은 30년 동안 쌓인 브랜드 영향력과 함께 엄청난 성공을 이룬 기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애플보다 더 잘할 수 있을지’에 관해 떠든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나오자마자 애플을 뛰어넘을 수 있겠는가? 이는 불가능하다. 지난 5년간 애플 휴대폰은 바뀐 적이 없다. 그 방식은 신의 방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결코 우리가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대형: 요새 이슈가 되고 있는 특허 문제에 대해 질문해 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샤오미의 최대경쟁력은 적극적인 카피를 통한 R&D 비용의 절감과 특허권 및 디자인 도용으로 구축된 가격경쟁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레이쥔: 표절논란(Copycat discussion)은 식상하다. 디자인에 관해서는 얼마 전 우리가 새로이 출시한 Mi Note를 한 번 본다면 그런 의문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의 디자인은 혁신적이고 그 어느 회사의 것과도 유사하다고 할 수 없다. 

 

이대형: 그런가? 솔직히 Mi Note의 디자인은 애플의 iPhone 6 플러스와 굉장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애플의 디자이너헤드인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 역시 게으른 도둑질이라며 크게 비난하기도 했다. 일단 입장 정리에 대해서는 잘 이해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copycat이니 아니니를 따지는 것은 감정 소모이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법적인 판단은 각국의 법원이, 감정적인 판단은 소비자가 내려줄 것이라 본다. 그렇지만 샤오미가 앞으로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해나가는 면에 있어 특허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은 사실인 것 같다. 얼마 전 에릭슨으로부터 통신과 관련된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과 함께 인도에서 판매 가처분 신청을 받지 않았는가?

레이쥔: Copycat discussion과 관련하여 법적 정의와 실질적 정의 두 가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애플은 현재 삼성과도 디자인과 관련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게 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고 주장할 수 있는데, 이는 곧 제품의 표현범위가 좁다는 뜻과도 일맥상통하다.

이렇게 제품의 표현범위가 좁은 시장에 선진입한 애플 등과 같은 사업자들이 모든 권리를 가져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가 과연 공정경쟁이라는 사회정의 측면에서 옳은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 특허와 관련해선 에릭슨이나 모토로라, 노키아 등의 기업은 특허공룡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작에 시장에 진입해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다. 또한 특허를 통해 후발주자를 견재해왔고 현재는 실질적 비즈니스가 아닌 특허소송으로 삥 뜯듯이 운영해나가고 있다. 이 역시 과연 사회정의에 부합하는가와 같은 의문을 제기하는 관점도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 이러한 쟁점으로 서로 다투기 시작해 그동안 낭비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대형: 표절논란과 함께 업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샤오미의 미래에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요약해보면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데 샤오미의 내부역량이 소프트웨어에 집중되어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서 핵심 경쟁력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중국내 스마트폰의 AS 조사에서도 13개 브랜드 중에 샤오이가 HTC와 함께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AS품질에서 다른 글로벌기업과 비교를 많이 당한다. 

그렇지만 나는 샤오미의 미래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전 세계의 스마트폰 제조사 중에 하드웨어-소프트웨어-플랫폼-컨텐츠로 이루어진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은 애플 이외에 샤오미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규모면에서는 샤오미를 앞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러한 생태계구축에 실패한 모습이다.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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