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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파티게임즈 CEO)

중국 인터넷과의 대화

칠종칠금, 중국 인터넷과 대화하다 (1) 연재를 시작하며

2015/04/14 02:11PM

요약

나는 2005년 6월부터 2007년 7월까지 2년간 코스닥에 상장한 인터넷 벤처기업의 중국법인에서 근무했다. 중국 최대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과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것이 내 주업무였지만 2006년 본사 사장님이 직접 중국에 오신 이후부터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중 가장 흥미진진했던 ‘구두닦이 사업’에 대해 잠시 소개해볼까 한다.

2006년 겨울 어느 날, 사장님께서 신규 사업 아이템으로 ‘중국의 구두닦이 사업’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사우나에 갔다가 구두를 한 번 닦아본 적이 있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여기저기 알아보니 구두를 닦는 것에 대한 중국인들의 개념은 물론이거니와 사업화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 한국에는 여의도나 종로, 강남 지역의 오피스빌딩 지하 1층에만 가도 항상 구두닦이 가게가 있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찍새’가 사무실을 돌며 걷어온 구두를 ‘딱새’가 반짝반짝하게 닦는 바로 그곳 말이다. 물론 요새는 자유로운 복장을 선호하는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큰 건물 지하에 자리 한 번 잡으면 서너 명의 직원만으로도 억대의 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수익이 큰 사업이 구두닦이였다.

사장님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발전을 거듭하면서 패션에 신경을 쓰게 될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며 그때쯤엔 광이 나도록 구두를 닦는 문화가 발달하게 될 것이라는 지론을 펼치셨다. 개인이 자영업 형태로 운영하는 구두닦이 가게가 고착화된 한국과는 달리 브랜드와 조직을 갖추기만 한다면 전 중국에 구두닦이 체인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처음에는 코스닥에 상장한 한국 인터넷기업이 중국에서 구두닦이 사업을 한다니 그저 황당할 뿐이었으나, 북경에 매일같이 들어서는 엄청난 높이의 오피스빌딩들을 보면서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다른 임원들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의 저돌적인 지휘에 따라 일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돼 바로 팀이 꾸려져 관련 법률검토 및 입주 건물선정이 시작되었다. 강남 테헤란로의 LG아트센터에서 수십 년간 구두닦이를 해오신 ‘불광의 달인’을 중국으로 스카우트했고, 채용된 중국인 직원들은 매일같이 불광 내는 연습을 반복했다.

그 후 몇 달 간의 준비를 거쳐 한국 기업들과 외국 기업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Guomao역 근처의 Finance tower 1층에 드디어 1호점을 오픈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사업이 참 황당했다. 모바일콘텐츠와 휴대폰 결제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유망한 한국 인터넷기업이 중국에서 펼치는 사업이라고 하기엔 명분이 없었으며 모양새마저 빠진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해당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 있어서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사장님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함께 나눔으로써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는 사고의 유연성에 한 번 감명받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사업을 펼쳐나가는 사업가의 호기에 두 번 감탄했다. 또한 급하게 팀이 이루어졌음에도 손발이 착착 맞아가며 일을 진행하는 모습에 세 번 놀랐다.

결과는 어땠을까?

사업은 잘 되지 않았다. 우선 건물관리사무소에서 찍새들의 활동을 허가하지 않았다. 찍새들이 각 층을 부지런히 돌면서 걷어온 고객들의 구두를 딱새들이 빠른 속도로 광을 내면, 다시 찍새들이 각 층을 돌아다니며 주인들에게 구두를 돌려줘야 하는데 건물 관리사무소에서 막아버리니 영업의 기본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매출이 빠르게 늘지 않았고 건물 1층 목 좋은 곳에 임대함으로써 발생한 높은 고정비 또한 큰 문제가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문화’였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인처럼 반짝거릴 정도로 광을 낸 구두를 신고 다니는 문화가 없었다. 한국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매일같이 구두를 닦던 사람들도 중국에서는 굳이 돈을 내가면서까지 불광을 낼 필요가 없다고 깨닫기 시작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중국 사람들의 생활모습에 대한 고찰이 부족했고 한국의 사업방식을 그대로 적용시키다 보니 무리가 되는 부분도 많았다. 큰 시장규모로 인해 빠른 성과를 내고 싶었던 성급함도 컸던 데다가 실질적인 업무를 진행하는 중국인 직원과 한국인 매니저 사이의 원활치 못한 커뮤니케이션 문제 또한 한몫 했다. 즉, 중국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다.

어느새 시간이 십 년 가까이 흘렀다. 그 사이 나는 중국을 매년 수십 번 오가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사업경험을 할 수 있었다. 자본금 2천만 원으로 창업한 회사를 4년 만에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기업가로 성장했다. 문득 머릿속에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만약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그때도 가지고 있었더라면,

과연 나는 중국에서 구두닦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을까?

 

많은 언론인터뷰를 통해서 이야기해왔지만 나는 2005년 차이나모바일과의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줄곧 중국시장에서 많은 도전을 해왔다. 

2007년 중국에서 돌아와 온라인 게임 회사로 이직하여 상해 나인유와 레이시티, 상해 더나인과 피파온라인2, 북경 창유와 배틀필드온라인 중국 서비스를 진행하였다. 

2011년에 파티게임즈를 창업한 후에는 당시 중국 최대의 SNS 플랫폼이었던 시나웨이보에 아이러브커피 웹버전을 런칭했고, 2013년에는 북경법인을 설립하여 360을 비롯한 중국의 로컬마켓에 아이러브커피 모바일을 직접 서비스했다.

2014년에 들어서 알리바바가 모바일게임사업에 진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이미 무한돌파삼국지를 알리바바와 계약했고, 그 이후로 텐센트로 부터 200억원의 투자유치까지 중국과 한국을 열심히 뛰어다녔다. 

한때는 스스로 중국 시장에 대해 잘 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고, 때때로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과감하고 빠르게 중국 사업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오랜기간 중국 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여러번의 시행착오와 실패의 경험을 돌아보며 "중국에 대해 잘안다"는 착각과 오만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을 해보았다. 

그래서 새롭게 중국을 공부하고 배우자는 각오를 하게 되었고, 다양한 노력을 했다. 자주 중국의 주요도시들을 방문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인터넷, 모바일, 게임 분야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을 말이다. 그들 중에는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 중국인들, 또 다른 외국인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중국에서의 기회, 경험, 관점을 들어보았다.

이 정도면 되었지라고 스스로 만족,포기했던 중국어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한자쓰기를 시작했고, 중국어 드라마도 보고 가급적 중국어로 대화하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중국과 관련된 많은 자료들, 서적들, 블로그 등을 읽고 스크랩하였다. 한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중국어 뉴스 사이트와 커뮤니티를 방문하여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많은 글들을 읽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깨닫게 된것은 한글로 읽을 수 있는 중국 인터넷 시장에 대한 소개와 정보가 북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언어장벽과 역사적인 측면에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중요도면에서는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 중국의 인터넷 시장에 대한 정보, 인사이트를 정리해서 중국의 인터넷 기업을 소개해보기로 했다. 자극적인 내용을 통한 흥미끌기, 휘발성있는 정보 전달이 아닌 중국 인터넷산업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정립하고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내용을 다루어보겠다는 나름의 포부도 가지게 되었다. 

많은 고민 끝에 먼저 중국 인터넷을 이끌어가는 기업의 영웅들(창업자들이 주로 되겠다)에 대해 소개를 해보기로 했다. 결국 그들의 생각과 철학이 이르는 곳에 변화과 성장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내용을 풀어가는 것은 인터넷 산업을 대표하는 주요 인물들과 내가 대담을 하는 가상인터뷰 형식을 취했다. 어려운 내용을 배경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몰입감있으면서 지루하지않게 전달하기위해서 선택한 방식이다. 

작업을 하면서 해당 인물이나 측근들과 직접 대화를 한 내용, 해당 인물이 다른 언론매체에 기고한 내용이나 인터뷰를 한 내용, 일반적인 기사 내용을 반영하여 최대한 그 개인의 철학과 생각에 근접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으나 많은 부분에서 저자가 생각하기에 그들이라면 이렇게 답했을 것이라는 주관적인 생각이 많은 부분에서 드러나고 있다. 저자의 짧은 소견과 편견이 드러날까바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이번 기고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고자 하니 많은 의견과 비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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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ler
2016/01/19 09:41 AM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