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Manager

가치와 성장의 밸런스 투자

[Fun Investment #1] Analyst Report 어떻게 읽을까?

2015/05/09 09:13AM

요약

안녕하세요, 이번에 처음 글을 기고하게 된 Fun Manager입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증권플러스에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현재 투자자문사의 새내기 펀드매니저입니다. 지난 몇 년간 증권사에서 고유자산을 운용하다, 얼마전부터 자문사에서 고객 자산을 맡게됐습니다. 그동안 주식, 파생상품, 채권 등 다양한 시장을 조금씩 경험했고, 여전히 아직도 어려운 투자라는 행위의 본질을 깨우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증권플러스 인사이트를 통해 제가 배워나가는 과정을 공유하고, 독자분들에게 좋은 조언을 구하며 투자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때로는 업계 이야기들을 나누며 궁금해하시는 것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답해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펀매니저'의 '즐거운 투자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요즘 투자하고 싶은 기업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전자공시? 뉴스? 증권포털사이트? 많은 투자자분들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하는 기업분석 보고서를 참고하실 겁니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기업탐방이나 IR, NDR에 참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펀드매니저들도 수많은 기업을 매일 살펴볼 수는 없기에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많이 참고합니다. 때로는 미팅, 세미나를 통해 의견을 구하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져나오는 애널리스트 보고서. 어떻게 봐야 할까요?

그 전에 먼저, 애널리스트(Anlayst)라는 직업에 대해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이들이 맡은 주요 업무는 '증권에 대한 조사와 분석'입니다. 제도권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사 리서치센터 소속으로 크게 기업분석부와 시장전략부(매크로 분석)로 나뉩니다. 이와 같은 소속에 따라 IT, 화학, 자동차, 통신 등 특정 산업 내 기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와 경제, 전략, 퀀트 등을 담당하는 시장전략 애널리스트로 구분됩니다. 그들은 실적과 각자의 툴(tool)을 이용해 그 산업/기업을 해석하고, Valuation을 통해 목표주가와 의견을 제시합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애널리스트는 사기꾼이다. 그들과 거꾸로 하면 된다. 목표주가는 후행적이다. 실적은 매번 틀린다"라는 말을 하며 많은 비판을 쏟아냅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들의 보고서는 쓸모가 없는 걸까요? 개인적인 의견은 '절대 아니다.' 입니다. 오히려 거꾸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각으로 그들의 정보를 보거나, 보고서 속의 녹아있는 논리를 잡아낸다면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보고서가 도움될까요? '펀드매니저 투자의 비밀'이라는 책에서는 훌륭한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1) 기업과 주가를 연관 지어 설명하고 있는가.

2) 투자자를 설득시킬 만한 논리를 갖고 있는가.

3) 투자 분석의 근거가 명확한가.

4) 미래에도 계속 읽힐 만큼 능동적이고 친화적인가.

애널리스트의 정보는 신속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정보가 빠르다는 것은 그 애널리스트가 부지런하다는 뜻이며, 정확하다는 것은 충분한 경험과 고민을 통한 경륜이 정보의 정확성을 높였음을 말합니다. 애널리스트의 경력이 많다고 해서 좋은 보고서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어떻게 읽으면 도움일 될지 생각해봤습니다. 먼저 보통 보고서를 보면 제목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제목의 문체 속에 작성자의 의지가 담겨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구체적인 숫자나 시기가 제시된 제목이 애널리스트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다실 볼만한 시점(밸류에이션 매력은 있으나, 정확한 판단은 모르겠다.)", "내년이 기대되는 기업" 등 애매한 제목 등의 보고서는 강한 의지가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목에 강한 의지가 담겼다고 본인의 판단 없이 투자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다만 현재 모멘텀을 담아둔 보고서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다음으로 보고서 속에 녹아있는 왜 사야 하는가의 합리적인 근거를 살펴봐야 합니다. 강한 매수 추천을 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되도록 상세하게 투자포인트를 다루려고 합니다. 반면 시장 컨센서스를 언급하며 본인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적게 쓰여있다면, 이는 시장 흐름에 따라 쓰는 성의가 없는(?) 보고서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혼자만 다른 애널리스트들과는 다른 주장을 펼치는 보고서를 볼 수도 있습니다. 예시로는 BNK투자증권 양희준 연구원이 쓴 NHN엔터테인먼트 15페이지 보고서가 있습니다. 다들 단기적인 시각의 실적 베이스로 평가할 때 과거부터 지금까지 진행해온 다양한 변화를 기반으로 미래를 그려보는 보고서로 평가됩니다. 물론 투자의 결과는 본인의 책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애널리스트와 차별화된 시각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좋아하긴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상세한 투자포인트를 설명하기 위해 In-depth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제 투자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10페이지 이상의 In-depth 보고서는 꼭 챙겨봅니다. 그리고 거기서 언급했던 투자포인트는 반드시 정리해두고 사업보고서를 다시 훑어보고, 그 논리를 되짚어봅니다. 그다음 기업탐방이나 IR, 주담과의 통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해 봅니다. 전반적인 산업을 체크할 때는 매주 1번씩은 산업 In-Depth 보고서를 살펴보는 것도 투자에 도움이 됩니다. 예시로 지난 5월 4일 하나대투증권 박무현 Analyst가 작성한 조선/기계 업종의 435페이지짜리 보고서는 한 번 정도 읽어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목표주가, 투자의견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목표주가는 15~50% 내로 보기 좋은 수준을 제시합니다. 이는 보고서를 쓰는데 부담스럽지도 않고, 크게 논쟁이 되지 않을 만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실제 애널리스트들도 본인들이 담당하는 기업들의 우선순위가 있고, 겉으로 내놓기 부담스럽거나 확신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목표주가와 매수/매도 시점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고서를 보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작성 애널리스트 이름 밑에 있는 전화번호나 이메일로 문의하셔도 됩니다. 설령 통화가 되지 않더라도, 시도해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해당 기업 IR담당자나 공시담당자에게 증권사 보고서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투자에 있어 정보는 소중한 재료가 됩니다. 그러나 같은 정보를 가지고도 해석과 그에 따른 결과는 전부 다릅니다. 앞으로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매수/매도, 목표주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 속에서 본인만의 해안을 키워갈 수 있도록 공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족하지만, 첫번 째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완할 점이나, 좋은 아이디어,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의견 부탁드립니다. 다음주도 즐겁게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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