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파티게임즈 CEO)

중국 인터넷과의 대화

칠종칠금, 중국 인터넷과 대화하다 (7) 시나 차오궈웨이,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검열

2015/05/11 08:23AM

요약

시나 웨이보(중국어 간체: 新浪微博)는 중국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이 제공하는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이다. "웨이보"는 중국어로 "마이크로 블로그"를 뜻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중국 내 최대 마이크로블로그 사이트로 2009년 8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트위터가 중국 정부의 검열로 인해 서비스 진출 좌절을 겪으면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가 크게 성장하게 되었다.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NNIC)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 가운데 48.7%가 1개 이상의 웨이보 계정을 이용 중이며 2012년에 누적가입자수가 3억명을 돌파하였다. 

이대형: 시나의 웨이보가 중국 최대의 미디어로 성장했다. 시나 웨이보가 서비스를 시작했던 2009년도 이전의 중국 유저들은 트위터나 Fanfou, Jiawai 같은 마이크로블로그(microblog)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나 웨이보가 오늘날처럼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인가?

차오궈웨이: 말했듯이 사실 시나 웨이보가 중국의 첫 번째 웨이보[1]는 아니었다. Fanfou가 중국에서 최초의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였는데, 2009년 초에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 Company)로부터 거액의 펀딩을 받아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9년 7월에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 지역에서 위구르족들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면서 발생한 소요사태가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때 중국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유튜브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국내외의 여러 SNS와 미디어 사이트를 중단시켰는데, Fanfou 역시 서버가 중단되었다.

우루무치 사태를 유심히 지켜보던 시나 웨이보는 2009년 9월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중국 정보의 입장을 가장 빨리 반영하는 SNS로서 런칭될 수 있었다. 이것이 큰 기회였다.

이대형: 해외 서비스인 트위터나 페이스북는 몰라도 국내 서비스였던 Funfou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중국 정부의 통제력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빌 클리턴 미국 대통령이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젤리로 만리장성을 세우려는 시도와 다름없다”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는데, 서방의 예측과는 달리 규제에도 성공하고 성장도 이뤄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모습과도 같다.

차오궈웨이: Funfou의 건은 사업의 운이라 뭐라 언급하기가 어렵다. 다만 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정부에서 인터넷을 검열하고 규제하면 인터넷기업의 리스크가 증가할 뿐더러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제약되어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서양 사람들의 우려가 컸었는데, 중국의 인터넷기업들은 힘든 상황에 적응하여 마침내 정부와 공생하는 법을 찾은 것 같다.

이대형: 외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외국 기업들의 사업자격을 제한하거나 일관되지 않은 정책으로 외국의 서비스를 중단시키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방침이 중국 인터넷기업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는가?

차오궈웨이: 그런 시선이 많다는 것은 알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2009년에 Funfou를 비롯해 중국 내 많은 SNS와 미디어 역시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결국 중국의 서비스 환경을 잘 이해하며 대처하고 있느냐의 문제인데,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많은 기업들은 이와 같이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 환경에 알맞은 대응과 고려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대형: 트위터, 아니 죄송하다. 웨이보는 최대의 미디어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웨이보가 계속 성장했을 때 궁극적으로 어떤 모습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차오궈웨이: 아마 유저들이 모든 흥미로운 소식들을 웨이보라는 플랫폼을 통해 접하게 되지 않을까? 신문을 읽지 않아도 되고, TV를 보지 않아도 되고, 기타 다른 공개적인 방식을 통하지 않고서도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되는 모습일 것이다.

이대형: 사실 위챗이 등장하기 전까지 소셜 플랫폼으로서 웨이보의 입지는 독보적이었다. 위챗을 포함해 그 외 많은 소셜 플랫폼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차오궈웨이: 소셜시장은 개방적이다. 시나, 텐센트, 트위터, 페이스북 등 많은 기업들이 소셜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각도로 바라봤을 때 소셜시장은 크게 다원화, 다극화되어 가는 추세이다. 중국에서 웨이보와 위챗이 생기기 전에 중국의 소셜 네트워크시장은 QQ가 전부였다. 다양한 표현과 소통의 욕구가 생겨나면서 다양한 방식의 SNS가 생겨날 것이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복합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본다.

이대형: 모바일 유저들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유저들의 수요는 수직 상승했고, 소셜시장은 갈수록 세분화되었다. 미래의 소셜시장은 웨이보와 위챗만의 전쟁은 아닐 테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지키는 것일 것 같다.

차오궈웨이: 웨이보는 유저들이 필요한 단 한 가지만 충족시킨다. 만일 한 유저가 어떤 소식을 올리고 싶고, 이 소식을 전 세계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면 웨이보를 선택하길 바란다. 미국에서는 사용자가 메시지나 뉴스 내용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싶을 때 트위터를 선택하고, 사진이나 사진을 공유하고 싶을 땐 인스타그램을 선택하고, 영상을 공유하고 싶을 땐 유튜브를 선택한다. 이것이 내가 이야기하는 다원화된 소셜네트워크 시장의 모습이다.

이대형: 웨이보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차오궈웨이: 당연히 위챗이다. 그렇지만 경쟁은 훨씬 더 입체적이다. 닌텐도의 가장 큰 경쟁자가 나이키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결국 하루 동안 유저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 중 얼마나 많은 시간을 차지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다른 모든 서비스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 2년간 웨이보의 점유율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동영상과 게임의 출시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웨이보 유저들이 저녁에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이대형: 경쟁이 가장 치열한, 소위 황금시간대를 언제로 보고 있나?

차오궈웨이: 잠자기 전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모든 경쟁자들의 고민이 ‘잠자기 전 두 시간을 어떻게 쟁탈할 것이냐’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전 PC시대에는 5-6억의 PC유저가 있었고, 현 시대는 모바일의 발달로 전체 인터넷 유저 수가 빠른 속도로 10억까지 성장하고 있다. 결국 어떤 제품으로 이 새로운 5억의 유저가 필요로 하는 바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이대형: 웨이보가 점점 미디어화되면서 SNS로서의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웨이보 이용자는 소수의 정보생산자와 다수의 정보소비자로 나뉘는데, 이것은 뉴스와 같은 과거 미디어의 구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게 아닌가 한다. 이와 더불어 얼마전에는 중국 정부에서 웨이보를 통해 잘못된 사실을 전파하면 처벌하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것은 SNS의 옳바른 발전방향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차오궈웨이: 웨이보가 신문과 같은 전통 미디어와 유사해진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전통 미디어를 대체해나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신문 내용의 신뢰도는 신문사와 신문기자의 브랜드에서 나오는 것인데, 신문사나 신문기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부와 대기업과 같은 주체가 있다보니 요즘에는 아무도 뉴스를 믿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그렇지만 웨이보 내용의 신뢰도는 공감과 적극적인 공유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점점 신뢰도가 상승한다. 중국 정부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악성사용자를 처벌하겠다는 것은 서양 사람들이 보면 깜짝 놀랄만한 부분이겠지만 정부 역시 인터넷 생태계의 큰 부분이라는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이해하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쉬울 것 같다.

이대형 : 근래에 한국이나 미국의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점점 트위터와 비슷해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서로 친구를 추가해야지만 볼 수 있는데(Exclusive), 이제는 한 사용자가 다른 사용자를 일방적으로 follow할 수 있는 기능이 생겼고, 포스팅되는 내용도 개인적인 내용은 줄고 정보 공유 등의 목적이 훨씬 더 많다. 위챗과 웨이보의 관계도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관계를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챠오궈웨이: 위챗을 많이 하면 관계가 깊어지고, 웨이보를 많이하면 관계가 넓어진다는 말도 있다. 위챗은 연락처기반의 지인네트워크가 중심인데, 웨이보의 경우는 관심사에 따라 관계가 형성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이러한 면에서는 확실히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관계와 유사한 면이 있다. 그러나 SNS라고 해서 모두 똑 같은 역할과 발전방향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웨이보에는 사용자들인 유료 결제를 통해 VIP계정을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훨씬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트위터 등에는 없는 서비스이다.

이대형: 2005년도에 설립된 허핑턴포스트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미디어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SNS와 모바일이 등장하면서 뉴스의 생산과 유통, 소비 구조가 바뀌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 신문사나 방송사가 편집과 노출의 권리를 독점하던 시대가 지나가고 독자들 스스로 블로그와 SNS를 통해 기사를 작성하고 공유와 검증에 참여할 수 있는 수평적인 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함을 알리고 있는 듯하다. 한국 역시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 등의 사이버폭력으로 인한 논란으로 아직 많은 규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긴 하지만 큰 방향에서는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중국에서도 수평적 미디어 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라며 웨이보가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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