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ot Lim

글로벌 혁신기업

이머징 마켓 하락에 투자하기

2015/08/19 08:23AM

요약

들어가기에 앞서

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맞물려 이머징 국가의 경제 또한 우하향 조짐이 뚜렷하다. 일부 국가는 경상 수지와 외화 유출로 외환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부진이 겹치며 GDP가 역성장 하는 국가들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이머징 마켓 투자 또한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머징 마켓의 최근 동향과 투자 기회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이머징, 탈출구는 없는가

이머징 마켓 경제의 대표주자는 단연 BRICs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중남미 국가, 동남아시아, 동유럽 국가 모두 이머징 마켓에 포함된다. 한국 또한 선진 이머징(?)이라는 표현으로 이머징 국가에 종종 포함되고는 한다. 편의상 이번 글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BRICs 국가와 동남아 이머징 위주로 설명한다.

1) 브라질 - 고물가와 역성장의 이중고

브라질은 대표적인 수출품은 철광석, 커피 등 부존 자원과 농산물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의 급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고, 또한 중국산 저가 소비재 등을 수입하면서 브라질 경제는 그간 호황을 누려왔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남미의 맹주이자 브라질의 성장을 세계에 알리면서 재도약을 꿈궜다. 하지만, 최근 경제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정치적 상황도 불안하다. 수만명의 군중들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며 브라질 전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는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과 수도 브라질리아의 의회 건물 주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디나 예외 없이 모여들고 있다.

브라질에서 이 같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린 것은 올해 들어서만 3월과 4월에 이어 벌써 세번째다. 호세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재선된지 불과 아홉달 만에 이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이 억울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더구나 1년도 채 남지 않은 브라질 월드컵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입장에서는 더욱 당혹수러울 수밖에 없다.

그만큼 브라질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지난 7일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의 발표 내용을 보면 올해 1∼7월 브라질의 누적 물가 상승률은 6.83%로, 지난 2003년 같은 기간의 6.85% 이후 12년만에 가장 높았다. 또한 7월까지 1년간 누적 물가 상승률은 9.56%로, 2003년 11월까지 12개월(11.0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이 9.25%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헤알화 가치는 지난 6일 12년 만에 최저인 달러당 3.5355헤알까지 곤두박질쳤고, 고용악화에 정부 부채가 늘면서 1분기 브라질 경제는 0.2% 뒷걸음질쳤다. 이 같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얼마전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정크(투기) 등급 바로 위인 Baa3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MDA가 지난 7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8%까지 떨어져 물가상승률을 밑돌았다.

그림 1. 브라질 금융시장 동향 및 CDS 추이

2) 러시아 - 유가와 함께 사라지다

러시아 또한 브라질과 함께 대표적인 자원부국이며, 석유가스 등 에너지 산업의 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가이다.  100 달러 이상의 유가에 맞춰 국가 재정과 경제를 운영해왔던 러시아는 유가가 반토막나면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러시아 경제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기침체(Recession·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를 나타내면서 불안감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또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빠른 경제 회복은 이전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진단이다. 러시아 연방통계국은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잠정치가 전년대비 4.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이후 가장 큰 하락세이자 같은 기간 첫 경기침체다. 지난 1분기 GDP는 2.2% 위축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작년말과 올해초 최악의 외환위기를 겪었다. 이후 루블화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러시아 정부는 위기를 넘겼다고 자신했지만 실질소득 감소로 경제 회복은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러시아 실질소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15년 중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블화 가치가 그나마 안정화되면서 약해졌던 광범위한 경제 위기 우려가 다시금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맥킨지 러시아법인의 이레네 쉬바크만 대표는 "과거 1998년이나 2008년을 넘는 가장 심각한 위기"라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고 우려했다.

그림 2. 러시아 금융시장 동향 및 CDS 추이

3)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 아시아의 문제아

말레이시아는 주요 수출품인 원유가격의 약세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국 혼란은 외국인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달러화에 대한 링깃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 12% 넘게 떨어지며 1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 판매 수입 감소와 말레이시아중앙은행(BNM)의 대규모 환율 방어로 외화보유액이 7월 말 기준 967억 달러로 1천억 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201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WSJ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신흥국 시장에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신흥국 외환보유고의 하방압력은 계속되고 있다”며 “말레이의 외환보유고 감소는 신흥국 경제가 미국의 9년만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혼란을 견뎌낼 여력이 있는지 의문을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서 5.3%에서 4.9%로 내렸다. 골드만삭스가 인도네시아의 성장률을 5% 미만으로 전망한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스위스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8%로 낮춘 바 있다.

JP모건체이스의 경제 전문가인 신벵옹은 이미 경기 침체로 허덕이는 인도네시아가 무역 쇼크와 대외 금융환경의 긴축 가능성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경제성장 둔화 속에 개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벵옹은 “인도네시아가 아직 위기에 직면하지 않았지만 세계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과 자원가격 약세에 따른 글로벌 역풍이 가시화되면 정치적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림 3. 말레이시아 금융시장 동향 및 CDS 추이

2. 중국과 미국이라는 양대 파고

이머징 마켓의 경기 침체의 배경에는 중국발 경기 둔화와 미국 Fed의 금리 인상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이머징 마켓의 경제적 문제와 위기는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1) 중국의 경기 둔화

중국의 경제성장은 주로 선진국으로의 수출을 통한 달러 획득과 함께 이머징 국가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하여 인프라 및 부동산 건설을 했고, 또한 브랜드와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중국산 소비재를 이머징 마켓에 수출하면서 이머징과 중국이 상생하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인해 인프라 및 고정자산 투자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으며, 아울러 글로벌 무역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다. 중국 경제 하강국면 진입으로 인해 이머징 국가들의 교역도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5,000선을 넘나들던 상해종합지수는 6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폭락을 되풀이 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대한 우려와 중국 정부의 능력에 대한 신뢰 저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2)  미국발 금리 인상

미국발 금리 인상은 이머징 국가의 성장에 필요한 글로벌 자본의 역류 현상을 우려하게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낮은 금리를 이용한 대출 및 캐리 트레이드가 점차 마감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경제 성장의 둔화와 함께 외국계 자본의 철수가 잇따른다면 이머징 국가들은 이중고에 처할 확률이 높다.

이미 지난 달부터 하강을 시작한 신흥국 통화 가치는 위안화 절하의 충격까지 겹치면서 외환위기 수준까지 추락했다. 말레이시아 링깃의 타격이 가장 컸다. 14일 국제외환시장에서 링깃화 가치는 3% 하락, 1달러에 4.0707링깃을 기록했다. 1998년 1월 9일 1달러 당 4.7125링깃 이후 최고다. 지난주 말레이시아 증시는 5.4% 하락했다. 채권금리(5년만기 국채)도 0.2%나 급등했다.

14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달러당 1만3800루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환율로 거래됐다. 이 밖에 브라질 헤알화, 멕시코 페소화, 남아공 랜드화, 터키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줄줄이 하락했다. 르네상스캐피털은 중국의 원자재 수요감소에 따른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가나,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의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연내 각각 20%, 15%, 33%씩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신흥국 통화가치를 더욱 떨어뜨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다음 달로 임박했다. WSJ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2%가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6월 같은 조사의 응답율 72%보다 무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3. 시장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 ETF

이머징 마켓의 하락은 세계 경제의 침체를 의미할 수 있어 우려스렵다. 그러나, 역발상적으로 시장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 ETF에는 기회인 셈이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대표적인 이머징 인버스 ETF에 대해 소개한다. (참고로, 이들 ETF는 미국 시장 주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으며, 과세 또한 미국 주식과 마찬가치이다.)

1) 브라질 인버스 ETF(BZQ)

브라질 증시 약세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로 ProShares UltraShort MSCI Brazil(BZQ)이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MSCI Brazil지수를 2배로 역추종한다. 현재 순자산 규모는 3,000만 달러 수준이며, 운용보수는 연간 0.95%이다.

그림 5. BZQ의 NAV 추이

2) 러시아 인버스 ETF(RUSS)

러시아 증시 약세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로 Direxion Daily Russia Bear 3X ETF (RUSS)가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러시아 RTS 지수를 3배로 역추종한다. 현재 순자산 규모는 7,600만 달러 수준이며, 운용보수는 연간 0.95%이다.

그림 6. RUSS의 NAV 추이

3) 이머징 약세에 베팅하는 ETF(EDZ)

이머징 전반의 약세에 투자하는 Direxion Daily Emerging Markets Bear 3X Shares (EDZ)도 상장되어 있다. MSCI 이머징 지수를 3배 역추종하는 구조이다. 순자산 규모는 8,300만 달러 수준이며, 운용보수는 연간 0.95%다.

그림 7. EDZ의 NAV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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