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y Hwang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가치있는 기업 발굴

자본의 탈을 쓴 부채, '영구채' 바로 보기

2016/01/11 12:2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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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요약

최근 두산그룹의 위기설이 나돌면서 영구채라는 것이 세간에 다시 화제가 되었는데요. 얼마 전 갓 들어온 23살의 신입사원마저 희망퇴직을 권고하면서 논란이 된 두산인프라코어가 오늘 이야기할 영구채의 선두주자이기도 합니다. 두산이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데에는 영구채에 대한 부담도 한 몫했다는 일각의 해석도 있답니다.

영구채(Perpetual bond)에 대해서 생소하실텐데요. 먼저 간단히 소개해드리면,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일정 이자만을 영구히 지급하는 신종 하이브리드채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30년을 만기로 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연장할 수 있기때문에 사실상 기한이 없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는 Century Bonds라고 불리는 100년짜리도 많다고 합니다 -_-;;

출처: 구글이미지

널리 알려진 기업 중에는 월트디즈니와 코카콜라가 이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렇다면 영구채를 발행한 회사는 영원히 채무자가 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영구채 발행조건에는 선택에 따라 일정 기간 이후 돈을 갚을 수 있는 콜옵션이 붙어있어 중도상환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과거 해외에서 영구채는 일반적으로 국가기관이나 대형사업체에서 초대형 프로젝트를 위해 장기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할 경우에 발행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은행권에서만 발행해왔습니다. 그러다 2012년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 비금융회사 중 최초로 5억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면서 일반 기업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출처: 뉴스웨이

국내 대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알려준 역사적인 날(?)인데요.

두산인프라코어가 영구채의 물꼬를 트자 국내 대기업들도 잇따라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구채 발행에 대한 우려 역시 점점 깊어가고 있는데요. 

공시와 뉴스 등을 참조해서 영구채를 발행한 국내 대기업들의 리스트를 작성해보았습니다.

왜 너도나도 영구채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또 왜 사람들은 이러한 국내 대기업들의 행태에 대해 걱정하는 것일까요?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은 영구채의 특성에 있습니다.

영구채는 엄밀히 말하면 부채와 다름없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상 발행자의 명시적 상환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자본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즉, 채무를 지고 자금을 조달하는데 희안하게도(?)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고, 유상증자와 비교 시 대주주 지분율도 그대로 유지되어 지배구조 변동없이 자본확충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발행회사는 원금상환과 이자지급을 연기할 수 있기때문에 효율적으로 재무관리를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게다가! 법인세 절감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영구채에 대한 지급이자는 법인세 계산시 이자비용으로 손금에 산입되어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의 경우에 비해 법인세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영구채를 왜 사는 것일까요?

투자자에게 제일 큰 장점은 고율의 이자입니다. 일반적인 회사채에 비해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 있고 발행회사마다 다양한 발행조건을 제시하므로 투자 선택의 폭도 넓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영구채는 회사가 부도날 경우 다른 채권보다 상환순위가 밀리고 원금과 이자를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입니다. 또한, 채권이기때문에 의결권도 없습니다.  단순히 이자를 조금 더 받는다고 투자자들이 영구채를 살 것 같지 않아보이는데요.

그래서 주목해야 할 것이  step-up 조항입니다. 간단히 말해 금리상향 조건이라고 보면 됩니다. 영구채 발행 후 일정기간이 지난 시점에 발행자가 자발적으로 상환하지 않는 경우 발행 시점에 제시한 기본이자율에 spread를 가산하여 훨씬 더 많은 이자를 지급받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예시를 보면,

 출처: 한국경제

두산인프라코어가 5년내에 원금을 못갚으면 연이자율이 8.3%로 급등하게 됩니다. 즉 내년 2017년부터는 8.3%의 이자가 적용되고 그 뒤로 2년 후인 2019년부터는 10.3%의 이자가 적용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까 정말 무서운 채권이네요. 조기에 상환할 수 있다면 이 신종채권의 장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발행할때 예상했던 것과 달리 조기에 갚을 수 없게 되면 기업재무구조(유동성) 개선에 약처럼 보였던 것이 독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채권 원리금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보증을 서준 은행이 원리금을 투자자에게 대신 갚아주고 그 대가로 계약에 따라 기업의 경영권과 직결된 권리를 교부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자, 그래서 정리를 해보면...

 

결론적으로 투자하는 우리는 이 영구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대기업에 투자할 경우 영구채를 발행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무제표에서 자본란에 가면 아래와 같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출처: 두산인프라코어 2015년 3분기 보고서

기업분석시에 영구채로 인해 왜곡된 재무구조를 조정하기 위해 영구채를 부채로 생각하고 가치평가를 해야합니다.  참고로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재무제표 상으로는 자본으로 인정하지만, 기업신용평가시에는 부채로 반영한다는 방침을 피력한 바있습니다.

또한 기업의 재무적 부담이 급등하는 Step-up조항에 대해서도 면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영구채에 올해에만 180억원을 배당해야 하는데 내년까지 채권을 회수하지 않으면 2017년 이후에는 배당이 약 500억으로 급증하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도 잠재된 리스크로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건 영구채의 존재유무나 조기상환 여부보다도 기업의 향후 현금창출능력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업의 수익성이 좋으면 결국 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투자하셨거나 하시려는 기업이 영구채를 발행했다면 앞으로 해당 분야와 환경에서 돈을 잘 벌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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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2016/01/14 01:05 PM

두산은 5년뒤 5퍼센트 추가가 아니라, 3.3퍼 에서 5퍼 로 올라가는 것 아닌가요

2016/01/21 10:30 PM

잘봤습니다!

호호
2016/01/22 08:22 PM

이시점에서 이글쓰는 정의가몰까

아님
2016/02/14 10:34 PM

저기선 잘 안보이는데 5%뒤에 보면 콤마 , 가 있습니다.
다시스면 5년내 원금상환안하면 5%, 7년후엔 또 연 2% 추가
이런 문장입니다
즉 5년내 상환안하면 5%추가, 7년후엔 또 연2% 추가 이말이지
5년내 상환안하면 5%가 되고 7년후엔 또 연 2%가 추가 이런 뜻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