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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의 맥] 나이스정보, PG 사업부 양수 'Nice'

2015/04/29 08: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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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정보통신
요약

기업이 유휴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은 다양합니다. 은행에 맡겨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가 하면, 화끈하게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만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부실 사업부문을 인수하거나, 예상만큼의 시너지가 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M&A 이슈가 발생할 시 피합병(인수) 법인을 면밀히 살펴봐 시너지 효과를 가늠해야합니다.

지난 27일 장 마감 후 나이스정보통신이 비상장 법인의 PG 사업부를 양수했습니다. 해당 사업부문을 양도한 법인은 IT금융결제 전문기업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입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이 이지스엔터프라이즈로부터 사업부문을 넘겨받고 지불한 금액은 300억원입니다. 지불금액이 지난해 나이스정보통신 매출액의 10%를 넘겨 중요한 영업양수에 해당했습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의 한 수, 과연 잘한 일인지 잘 못한 일인지 몇 가지 정보를 통해 분석해 보겠습니다.

나이스정보통신, PG B2B에 B2C를 더하다

나이스정보통신이 양수한 사업은 이지스엔터프라이즈의 PG 사업입니다. PG란 ‘Payment Gateway’의 약자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시 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서비스를 PG라 합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신용카드 VAN 사업자입니다. PG가 온라인 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라면, VAN은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지니스입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해 매출액의 85%를 VAN에서 냈습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2010년부터 PG 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PG 부문은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3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나이스정보통신의 PG는 이지스엔터프라이즈에서 가져온 사업부와는 좀 다릅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정확히 말해 B2B(기업과 기업 간) PG 사업을 합니다. 일반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매할 수 있게 카드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간 전자상거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반면 이지스엔터프라이즈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PG 사업을 해왔습니다. 상장사인 KG이니시스, 한국사이버결제, 한국정보통신 등도 B2C PG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의 PG 브랜드는 ‘alltheGate’입니다.

중요한 것은 나이스정보통신이 이번 PG 부문 인수로 그간 발 들여 놓지 않았던, B2C PG 부문에 진출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VAN 사업으로 오프라인 부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고, B2B PG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한 것입니다. 또한 유관사업이라 기존 사업의 노하우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의 PG 부문은 꾸준한 실적을 내왔습니다. 매출액은 2012년 218억원에서 지난해 263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억8000만원에서 23억100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PG부문에서 연간 3000억원 가량을 벌어들이는 1위 사업자 KG이니시스가 점유율 36%인 것을 감안하면, 이지스엔터프라이즈의 점유율은 약 3%로 추정됩니다. 규모는 작지만 대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꾸준히 늘려온 강소기업입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바겐헌터?

사업이나, 기업을 인수했을 때 중요한 것은 인수금액입니다. 친구가 괜찮은 물건을 샀다고 자랑하면 바로 튀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얼마에 샀는데?” 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괜찮은 사업부를 과연 적절한 값에 샀느냐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 PG 부문의 순이익 정보는 없습니다. 영업이익으로 대신해 간단하게 밸류에이션을 해보겠습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이 양수가액으로 지불한 금액이 300억원, 이지스엔터프라이즈의 PG 부문 지난해 영업이익은 23억1000만원입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영업이익의 13배를 인수금액으로 지불한 것입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매년 10%이상 씩 성장하는 기업을 PER 13배에 샀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요즘 증시에서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어마어마하게 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인수가액은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장부가액 기준으론 매우 비싸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수 대상 PG 사업부문 자산총액이 120억원, 이중 부채가 117억원입니다. 즉, 자본은 3억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해당 부채의 성격이 중요합니다. 이자를 지불하지 않는 영업상 부채라면 많을수록 좋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부채 117억원은 대부분 PG 사업에서 발생하는 예수금으로 파악됩니다. PG 업체는 카드사로부터 돈을 받아 일부 수수료를 수취한 후 가맹점에 돈을 줍니다. 이때 일정기간 동안 돈이 PG 회사에 머물게 됩니다. 해당 금액이 바로 예수금(부채)으로 잡힙니다. PG 회사는 이 예수금을 은행에 맡기고 단기간 내 발생하는 이자를 수취합니다.

실제 이지스엔터프라이즈 2014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전자결제대행예수금 92억5000만원이 잡혀있습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이 양수하는 부채 117억원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이지스엔터는 왜 PG 부문을 싼 값에 처분했을까

이쯤 되면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는 왜 PG 부문을 싼 값에 나이스정보통신에 처분했느냐는 것입니다. 좋은 매물이 저렴한 값에 나왔다면 크게 두 가지 이유입니다. 파는 사람이 자금 사정이 빠듯했거나, 좋은 매물에 감춰진 하자가 있어 사실상 좋은 매물이 아닌 경우입니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는 전자로 보입니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본잠식은 회계상으로 ‘자본총계 < 자본금’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풀어 말하자면, 대규모 손실을 내 회사가 쌓아 논 돈을 다 날려버리고 최초 자본금 마저 깎아 먹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회사에겐 황당무개한 일입니다.

이지스엔터프라이즈 본업엔 이상이 없지만, 자회사가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었습니다. 이 상태로 한 분기만 지나면 이지스엔터프라이즈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존폐 위기에 놓이기 됩니다. 때문에 급한대로 나이스정보통신에 300억원을 받고 PG 사업부를 넘긴 것으로 파악됩니다.

결론: 나이스정보통신, 리레이팅 가능한가

정리하면, 나이스정보통신은 이지스엔터프라이즈 PG사업부를 양수하면서 사업영역을 넓혔으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도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PG 부문의 성장성을 감안할 시 양수가격도 저렴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PG 부문 인수로 당장 실적도 늘어납니다. 두 기업 간 내부거래가 없기 때문에 매출액은 263억원이 고스란히 더해진 2518억원(+12%), 영업이익은 23억1000만원이 늘어난 235억원(+11%)이 됩니다.

무엇보다 유휴자금을 활용해 ROE를 높인 점이 긍정적입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8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은행에 예금하고 연 17억원의 이자수익를 벌었습니다. 수익률로 계산하면 2% 수준입니다. 그런데 300억원을 투입해 20억원가량의 이익을 내는 회사를 산 것이니 은행에 예금한 것보단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게다가 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은 빼고 말입니다.

현재 나이스정보통신은 상장된 전자결제 서비스 업체 중에서 ROE는 가장 높지만, PBR은 낮은 편에 속합니다. 최근 VAN 수수료 조정과 NFC 결제 단말기 등의 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B2B PG 부문의 꾸준한 성장과 이지스엔터프라이즈 PG 사업부 양수로 B2C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B2C PG 부문의 브랜드인 AlltheGate의 간편결제로 향후 핀테크 사업을 강화한다면 현재 밸류에이션이 과연 합당한 수준인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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