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국

퀀트 전략

[퀸텟 & 강환국] 왜 대부분 사람들은 투자에 실패하는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가 (3)

2017/06/27 07:56AM

요약

왜 대부분 사람들은 투자에 실패하는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가(3)

우리는 두 번에 걸쳐 우리 뇌는 아무도 벗어 날 수 없을 정도의 막강한 편향들에 사로잡혀 있고, 이러한 편향에 따르면 주식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된통 깨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비보가 있다. 지금까지 시스템 1과 인간 두뇌의 수많은 몹쓸 편향들이 투자수익에 미치는 악영향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저자의 경험상 인간은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는 시스템 2를 가동해서 합리적, 논리적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주식을 한번 사 놓으면, 투자자의 시스템 2는 완전히 뒤로 물러서고 시스템 1과 지난번 소개한 편향들이 투자자를 완전히 지배하게 된다. 이래서 엑셀로 하는 이론 투자와 직접 돈을 투입한 실전 투자는 완전 다른 것이다.

직접 내 돈이 투입되면,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정말 어렵다.  당신은 투자를 하면서 서서히 이렇게 변할 것이다.

<투자가의 운명 – 사람에서 원숭이가 되다>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당신이 당신의 뇌를 통해 투자를 하면 패가망신이 가장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다!

아~ 이놈의 두뇌는 주식 투자할 때 쓸모가 하나도 없구나! 그럼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지 않을까? 전문가 대다수는 머리가 좋고, 일류 대학을 나왔고, 금융회사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그들은 전문가의 실력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문가’ 들도 똑같이 주식투자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인간 두뇌를 탑재한 존재일 뿐이다.
실제로 펀드매니저 중 주가지수 ETF의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달성하는 매니저는 전체의 10~20%에 불과하다. 즉 상대적으로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으나 그래 봤자 이런저런 편향에 물들어 있고 시스템 1에 쩌들어 있는, 알파 창출에 도움이 하나도 안되는 인간 두뇌일 뿐이다. 영화 ‘매트릭스’ 에서 스미스 요원이 말하는 “Only human”일 뿐이다. 이래서 소위 ‘전문가’ 들에게 내 소중한 돈을 맡기는 것은 별로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주식투자를 접어야 하는가? 우리는 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다!!

조금 전 필자는 “인간은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는 시스템 2를 가동해서 합리적, 논리적 판단을 할 수 있다.” 라고 했다.
여기에 열쇠가 있다. 아직 돈이 투입되기 직전이면 우리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돈이 들어가면 우리는 서서히 원숭이가 된다. 그래서, 돈을 투입하기 전에 투자에 대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검토와 행동을 이미 정해 놓고, 그 상황이 오면 그 행동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행동은 매우 구체적, 수치적, 계량적이어야 한다.

김철수 씨가 “저평가된 전략 한 5개 정도 사고, 경제가 나빠지면 팔고 나와야지!” 라는 전략을 세웠다면, 일단 전략이 있다는 것 자체는 매우 환영할 일이지만, 도대체

  • 저평가 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 5개 정도는 5개를 말하는 것인지, 6개인지, 4개인지..?
  • 경제가 나빠지는 것은 어떻게 측정하는지?
  • 그렇다면 만약 팔았다면 언제 재 진입하는지?

등의 내용이 전혀 구체적이지 않다.

결론적으로 김철수 씨는 나름대로 인간처럼 5개의 저평가 기업을 살 것이다. 굳! 그런데 “오늘은 경제가 좋은가? 나쁜가?” 라는 답 없는 문제를 고민하고, “오늘 사야 되? 팔아야 되? 북한이 로켓?? 트럼프?? 미국 금리? 프랑스 대선?? 혼란혼란? 잡생각잡생각? 우끼끼우끼끼!” 하면서 결국 원숭이가 될 것이다.

투자가는 투자 하기 전에

1.어떤 전략(들)을 통해서 주식을 사는가?
- 이 전략(들)은 모두 수치화 되어 있어야 한다!
- 이 전략(들)을 언제까지 따를 것인가?

2.리밸런싱을 어떤 주기로 하는가?

3.리밸런싱 말고 다른 매도 전략이 있는가?

4.주식 전체를 현금화하는 전략이 있는가?

5.현금화를 하면 언제 재진입 하는가?


에 대한 답이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다행이도 돈을 투입하기 전에는 저런 문제를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필자는 추상적인 것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저게 무슨 뜬구름 잡는 말이지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필자가 유일하게 아는 투자전략, 즉 필자 개인의 투자전략을 공개한다(이거 쓰면서 너무 사생활이 너무 많이 까발리는 느낌).

주의할 점: 필자의 전략은 마법의 약이 아니고 미래 수익률도 어떻게 나올지 전혀 감히 잡히지 않는다. 단, 필자는 저렇게 투자하기 전, 즉 2017년 3-5월 약 두 달 간 나름대로 고민하고, 전략을 정하고, 서면으로 적고 투자를 시작을 했다.

1.어떤 전략을 통해 주식을 사는가?
ㅇ 총 60개 종목, 동일비중
- 대형주 짬뽕전략: 18개
- 행복전략 : 18개
- NCAV 전략 : 12개
- 파마 전략 : 12개

위에 표기한 4개 전략은 모두 계량 전략이다. 즉 종목을 선택하는 정확한 공식이 정해져 있다. 

2.리밸런싱은 어떤 주기로 하는가?
ㅇ 6개월 1회, 즉 11월 10일 경 실시 예정

3.리밸런싱 말고 다른 매도 전략이 있는가?
ㅇ -20% 이하 개별종목은 매도하고, 다음 리밸런싱 기간까지 현금으로 보유한다.

4.주식 전체를 현금화하는 전략이 있는가?
ㅇ KOSPI의 과거 6개월 수익률이 0 이하로 감소하면 약세장이 왔다고 가장하고 모든 주식을 현금화한다.

5.현금화를 하면 언제 재진입 하는가?
ㅇ 개별종목을 손절매한 자금은 리밸런싱 구간에 다시 주식화시킨다.
ㅇ 약세장으로 인해 전체 현금화 시킨 경우 매월 초에 코스피 지수를 점검, 과거 6개월 수익이 다시 0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재진입한다.

6.투자전략 변경
ㅇ 2018년 5.9까지는 무조건 저 룰을 따른다.
ㅇ 2018년 3월부터 2018.5-2019.5월 어떤 전략을 통해서 투자를 할지 깊이 고민해 본다.
- 비슷한 전략을 쓸 가능성이 상당하나, 그때까지 필자는 이런저런 새로운 전략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 더 좋은 전략이 나오면 자산의 일부를 그 전략으로 바꿀 가능성을 열어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강환국이 쓰는 투자법은 마법의 공식도 아니고 강환국만의 비법도 아니다.

그러나 매우 중요한 것은, 돈을 투입하기 전에 필자가 처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액션플랜을 이미 설정한 것이다! 그리고 시나리오가 오면 필자는 그냥 생각해 놓은 것처럼 따라 하면 된다!

사실 필자가 취해야 할 행동은 딱 아래 6개밖에 없다.

  1. 저 4개 전략 논리에 맞는 60개 종목을 찾아서 매수한다(완료)
  2. 매주 한번 정도 들여다 봐서 -20% 이하로 떨어지는 주식이 없나 본다. 있으면 그 놈을 팔아버린다.
  3. 10월 말쯤 리밸런싱을 준비해서 60개 종목을 새로 뽑는다.
  4. 11.10일경에 리밸런싱을 실시한다.
  5. 만약 중간에 코스피가 하락해서 6개월 수익률이 0 이하이면 전체 주식을 팔아 치운다.
  6. 2018년 3월부터 올해는 무슨 전략으로 투자를 해볼지 고민을 시작한다.

​필자가 아니라 주식을 잘 모르시는 우리 엄마한테 맡겨도 저 정도는 해주실 수 있다. 좋은 투자 전략은 투자가가 없거나 아파도 후임자가 곧바로 따라 할 수 있는 전략들이다.

즉, 필자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어떤 행동을 할지 미리 정해 놓은 것이다. 그것도 사 람 일 때!! 매 수 전 에!

필자가 할 것은 딱 하나! 저 상황이 올 때 이미 그려놓은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필자의 시스템 1, 즉 원숭이 두뇌가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오늘 배우실 레슨은

  1. 사람일 때 계량화되고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만들어 놓자!
  2. 그 전략을 컴퓨터 뒤 벽에다 붙여 놓자! 매일 한번 정도 읽어보자!
  3. 룰을 늘 숙지하고, 그 상황이 오면 제발, 제발 좀 따라 하자!!

이것이 시스템 1을 극복하고 우리 두뇌의 몹쓸 편향들을 이겨서 주식을 통해 돈을 벌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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