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내일 1등할 종목은 어제도 1등이었다

이슈 분석 ;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삼성증권

2016/02/01 07:2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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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요약

# 들어감에 앞서

 

* 필진 피드를 통해 새해 인사를 드리기는 했습니다만 글을 통해 정식으로 인사드리진 못했기에 이 글을 빌어 독자분들께 새해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증권플러스 인사이트를 구독하시는 독자 여러분 모두 올 한해에도 여러분께 행복한 일,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 한가지 고지해드릴 내용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 상반기까지는 작년보다 글 쓰는 빈도가 줄어들 것이며 글을 써도 기업 소개글이 아닌 최근 두개의 글처럼 서평 형식의 글이 주를 이룰 것임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반기부터는 기업 소개글도 열심히 기고할테니 이부분에 대해서 미리 양해좀 구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를 추천하는 목적의 글이라기보단 이슈에 대한 전달 목적이 더 강한 글이라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심도있는 기업 분석 말고도 기업 이슈에 대해 발빠르게 전달을 하는 것 역시 우리 필진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주제에 대해 다루게 됐습니다. 뉴스들과 정황 등을 고려해서 결론을 내린 글로 깊이 있는 분석글은 아니기에 제가 분명 놓치는 부분이 있을테니 혹시라도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나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을 발견하시게 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저 뿐만 아니라 댓글을 보시는 다른분들께도 큰 공부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필자는 필자의 글이 소통의 장이 되길 늘 바라고 있습니다.

* 언론에 많이 노출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슈가 대중들에게는 "생소하고 나와는 상관 없는 일" 이라고 치부될 여지가 다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저는 여러분께 쉽게 이슈에 대해 전달해드리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글을 기고해왔습니다. 이슈 자체는 다소 난해할 지 몰라도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을 했으니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한번 차근차근 읽어보실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1.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확보

 

28일 목요일, 장마감 후 삼성생명에서 공시 하나가 올라왔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갖고 있던 삼성카드의 지분 전부를 사왔다는 공시였다.

출처 : 증권플러스

그에 따라 29일 금요일 장 시작부터 + 3.43%로 강세를 보이더니 결국 전날 대비 + 8.71%로 급등 마감을 했다.

 

2. 두 가지 쟁점 ; 금산분리원칙과 중간금융지주회사

 

이슈를 도식화 시켜보면 이렇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각각 1대, 2대 주주로 있었는데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삼성카드의 지분 37.5% 전량을 삼성생명이 취득하면서 삼성생명이 총 지분 71.9%로 삼성카드의 1대 주주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생명은 왜 삼성카드의 지분을 취득했을까? 위 공시에서 초록색 네모로 따로 표시를 해뒀는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로부터 삼성카드의 지분을 인수하는데 사용한 비용은 대략 1.5조원이다. 금액만 봐도 어마어마한 액수인데 이런 액수를 지불하면서까지 삼성카드의 지분을 인수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우선 짚고 넘어가보려 한다.

 

   1) 금산분리 원칙에 충실하겠다

당연히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의 지분을 인수한 이유는 이러이러 합니다." 라고 삼성 측에서 이유를 설명하고 지분을 취득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따라서 삼성생명의 행보에 대한 현재 시장참여자들의  해석은 그들의 자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필자도 그 시장참여자들 중 한사람에 불과하므로 당연히 필자의 생각이 100% 틀린 생각일 수도 있다. 이점에 대해 독자분들은 미리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여러가지 판단을 해볼 수 있겠지만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확보 과정에서 우선은 크게 두 가지 쟁점을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쟁점이다. 금산분리 원칙이란 금융자본(금)이 산업자본(산)인 은행을 갖고 있을 수 없다(분리)는 원칙이다. 어려울 것 없이 어떤 건설업체가 자회사중에 은행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가뜩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PF대출을 자회사 중 하나인 은행을 통해 받게 된다면 그 건설업체는 대출 과정에서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논란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도입된 개념이 금산분리 원칙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지주회사로 개편하지 않은 일반적인 회사 중에서도 비(非)금융회사가 갖고 있을 수 없는 금융회사를 은행에만 한정짓고 있어서 은산분리 원칙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말은 바꿔말하면 은행이 아닌, 예컨대 증권사나 보험사와 같은 비(非)은행 금융회사는 제한없이 보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난 이후이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마무리된다면 이때부터는 증권사나 보험사, 카드사 같은 금융회사의 지분을 삼성전자나 삼성물산 같은 비금융회사가 들고 있으면 안되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결국 향후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을 삼성물산의 삼성 계열 금융회사 지분 소유가 정당화 될 수가 없다. 이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미리 삼성물산 아래로 금융회사들만을 담당하는 관리회사를 구축하려는 것이 이번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확보의 본래 의도가 아닐까라고 추론해볼 수 있다.(관리자 개념은 아래 소제목 2)인 중간금융지주회사에서 다룰 것이다)

 

이번 지분 확보가 관리회사 문제를 해결한 것이 됐어도 삼성에게는 또 하나의 문제가 남아있다. 바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 문제이다. 현행법 상 금융지주사는 비금융회사의 지분 5% 이상을 가질 수 없는데 만약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사로 전환이 완료된다면 기존에 갖고 있던 삼성전자의 지분 7.3%가 문제로 남게 되는 것이다. 즉,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 중 최소 2.2%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문제를 또 해결해야되는데 아예 해당 지분을 매각하든 삼성생명을 또 투자부서랑 사업부서로 또 나눠서 투자부서를 삼성전자 내지 삼성물산의 산하로 돌리든 어쨌든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지분 2.2%를 매각하는 상황만 가정해봐도 그 지분에 대한 가격은 29일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3.7조원에 달한다)

 

   2) 중간금융지주회사의 요건을 충족시키겠다

둘, 중간금융지주회사에 대한 쟁점이다. 소제목 1)의 3번째 문단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부분이지만 삼성이 완전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에 성공한다면 그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의 지분을 갖고 있을 수 없게 된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면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계열 금융회사들의 지분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의 입장에서 이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중간금융지주회사 개념인데 금산분리원칙이란 개념만큼이나 간단한 개념이다. 쉽게 말해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를 갖고 싶다면 중간에 금융지주회사(위에서 언급한 관리회사)를 하나 끼고 있어야 된다는 제도가 바로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의 요건 중에는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을 하려면 보유중인 금융계열사 지분의 30% 이상을 갖고 있어야 된다는 요건"이 존재하는데 이번 지분 확보를 통해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삼성카드의 지분을 총 72% 들고 있게 돼서 중간금융지주회사의 요건 중 한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음과 동시에 삼성카드에 대한 지배력 강화도 꾀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에서는 삼성생명에게서 금융지주 설립안을 받은 적 없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을 고려해보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화(化)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금융지주화 쟁점에게도 역시 걸림돌이 존재한다. 현행법 상 중간금융지주회사는 금융회사만 거느릴 수 있어서 삼성물산이 관리회사인 삼성생명을 아래에 두는 것이 정당화 되려면 중간지주사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문제는 여야에서 발의조차 안됐고 19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국회에 계류중인 이 개정안을 당장 처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할 것이다.

 

3. 남은건 삼성증권 뿐

 

쟁점들을 정리를 해보면 아래와 같다.

 - 만약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하려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계열사 간의 지분 정리가 불가피했는데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의 지분 정리에는 성공했으나 아직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문제가 남았다. 정리 방법이야 어떻게 되든 분명한 것은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 만약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데 성공한다 해도 체제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의 금융회사 지배가 정당화 되려면 중간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처리하기란 불가능 할 것이다.

대전제는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 , "그 과정에서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 이고 이제부터 필자는 이 두 전제조건의 성립을 가정한 채 얘기를 해볼 것이다.

제목에서 이미 공개를 한, 소위 말하는 "제곧내(제목이 곧 내용)"이지만 필자가 주목한건 삼성증권이다. 삼성생명의 삼성증권에 대한 지분이 아직 30%가 되지 않는다. 위에서도 언급을 한 부분이지만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되려면(물론 개정안 통과를 전제)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30% 이상 갖고 있어야 되는데 삼성증권만이 이제 그 유일한 미충족 요건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그룹 차원에서 밀어준다면 해당 계열사의 주가는 어떻게 되는지 경험을 했다. 이 부분이 굉장히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이번 아이디어는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한 것이 아닌 일종의 Event Driven 아이디어로 접근을 한 것이다.(재차 강조를 하지만 전술한 두 전제조건의 성립을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단순히 Event 만으로 투자의 판단을 세우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있을 것이므로 최소한의 지표나 최근 행보, 가격대 정도를 살펴보면

출처 : http://www.itooza.com 자료 기반으로 자체 제작

우선주를 제외한 국내 상장된 증권주들과 단순히 지표만 놓고 비교해봤을때 딱히 뛰어난 부분은 없지만 그렇다고 빠지는 부분 역시 없다.

출처 : 다음 검색

또한 최근 로보어드바이저부터 핀테크 기업 협업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확보하려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출처 : 증권플러스

29일 종가 기준으로 지금의 가격대도 08년 금융위기 이래 연일 최저점을 갱신하고 있다. 이 이상으로 드라마틱하게(?) 하락할거라는 생각도 딱히 들지 않아 그다지 손해보는 가격대도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 당장 매수를 권하는 글이 절대 절대 아니다. 지금 당장은 오히려 비즈니스로 보나 지표로 보나 썩 매력있는 회사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만약 필자가 기술한 시나리오 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그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의 지분을 따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마지막 남은 요건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시장의 프리미엄 부여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단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증권 역시 충분한 투자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있어 타 계열사가 갖고 있는 삼성증권의 지분을 사업부 분할 후 합병하는 것 처럼 "매입의 형식이 아닌 지분 조달" 하는 방법을 택한다면 그땐 또 삼성증권을 마냥 매수의 관점으로 보긴 애매하겠지만 그 문제는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자.

 

 

한중연  의 다른 글 보기 >>

2016/02/01 07:48 AM

역시 믿고 보는 한중연님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Webster
2016/02/01 09:50 AM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새끈주담
2016/02/01 12:41 PM

잘 읽었습니다~

2016/02/01 03:59 PM

#이상민 #Webster #새끈주담
좋게 봐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

홍익무년몬
2016/02/02 11:27 PM

잘읽었습니다 :) 페이스북에 올라온 것도 봤습니다

역시
2016/02/06 07:59 AM

믿고보는 한중연님글 감사합니다. 이해가 쏙쏙이네요^^

2016/02/08 11:04 PM

#홍익무년몬 #역시
더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