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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 리스크 점검 - 응답하라 1998

2016/02/23 07:20AM

요약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가 급격히 혼돈을 보이며 홍콩 항생중국기업지수(HSCEI, 홍콩H지수)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월12일 7498.1까지 떨어지며 연초 대비 무려 22% 하락하며 홍콩H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가 대거 녹인(knock-in,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였다. 현재는 지수가 소폭 반등하여 8000선을 상회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만기에 대거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현재 홍콩H지수는 98년 환율전쟁을 연상케 할 만큼 환율시장의 불안정과 부동산 시장의 폭락이 증권시장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리포트를 통해 98년 환율전쟁과 홍콩증권 시장의 리스크 점검을 해보고자 한다.

 

1. 홍콩증권시장 리스크 점검

홍콩금융시장은 세계 최고의 헤지펀드들이 모여 각축장을 벌이는 시장이다. 이러한 홍콩시장을 올해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소로스를 필두로 수많은 헤지펀드들이 공격에 나서겠다 밝히고 있다. 수 많은 헤지펀드들은 어떤 리스크를 바라보고 홍콩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것일까?

 

1.1. 홍콩달러 약세

작년 미국은 10년만에 금리 정책을 금리인상 기조로 선회하였고,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본격 강 달러 장세를 예견하였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의 화폐는 절하 압박을 크게 받았고, 아시아 주요국들의 달러 대비 화폐 가치는 크게 하락하였다. 2015년 한 해 동안 달러 대비 환율에서 한국원화와 싱가폴 달러는 6%넘게 절하되었고,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화폐가치는 10%수준 혹은 그 이상으로 절하 되었다. 하지만 홍콩달러는 홍콩 외환 당국이 미국 달러 대비 7.75~7.85홍콩달러 범위 내에서 홍콩달러 가치를 관리하는 고정환율제(페그제)를 운용하고 있어 절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점이 해외 투기꾼들에게 좋은 투기대상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물론 홍콩은 제조업 비중이 매우 낮아 홍콩 달러가 절하 된다 해도 그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미국달러와의 페그제를 유지하여 해외 기업과의 금융서비스, 중개무역 강점을 지속 이어 가는 것이 유리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분을 중개무역 수출에 의존하는 홍콩이 최근 많은 물동량을 본토 션전 항에 뺏기며, 중개무역에서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지금 홍콩으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또한 현재 홍콩GDP성장률 하락세와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홍콩달러 약세 의견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콩 GDP는 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 5%이상 고성장을 보였는데, 2012년 이후부터 2~3% 성장에 갇혀있다. 그리고 수출은 연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2014년 한 해에만 705억 달러의 경상수지적자를 보이며 사상 최대 적자폭을 기록하였고, 여전히 큰 폭의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개무역의 성장세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홍콩달러 절하 압박에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1.2. 부동산시장 거품

현재 홍콩 부동산 시장을 하락시키는 주요 원인으론 홍콩정부의 과도한 토지이용 제한, 달러 페그제로 인한 금리인상 주기 진입, 중국 본토인의 홍콩 부동산 선호도 감소, 지난 6년간 부동산 가격 거품 형성을 꼽을 수 있다. 홍콩 부동산 시장은 2015년 9월 이후 급속도로 냉각되기 시작 하였고, 부동산 선행 지표인 땅값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1월 한 달간 전월 대비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3% 하락하며 09년도 이래 최대 전월 대비 하락 폭을 보였고, 올해 1월에도 신규 주택 및 기존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였다. 홍콩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어서, 증권시장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시장 거품이 형성된 배경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로 돌아가야 한다. 미국은 3번의 QE를 단행하였고, 동기간 홍콩은 연동환율제를 하고 있어 금리도 미국을 따라가 가계 부분 대출이 급증하며 자산 거품이 급격히 축적되었다. 더불어 모기지론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 졌고 최근에는 2% 수준을 하회하며 부동산 거품 형성을 야기시켰다. 그리고 2011년 홍콩 주택 첫 번째 구매자 중 50%를 차지하던 중국 본토인들의 비중이 최근에는 20%수준을 하회하며, 홍콩 부동산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본토인들이 증가하여 자금유입이 감소하면서 홍콩 부동산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현재 홍콩 부동산 가격은 2009년에 2.5배 수준이며, 월세수입 대비 부동산가격 역시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기업들이 홍콩달러 공격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지금 홍콩은 홍콩달러 방어를 위해 금리를 상승시켜야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가뜩이나 불안한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격이어서 섣부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 응답하라 1998

현재 홍콩 증권시장은 97, 98년 아시아금융위기, 부동산거품, 홍콩달러 절하 압박으로 헤지펀드들이 외환시장을 공격하며 급락을 보인 시기와 비견 되고 있다. 1991~1997년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무려 4배가 치솟았고 1995년~1997년 8월까지 항생지수는 1.4배 상승하며 부동산과 증권시장에서 모두 거대한 거품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아시아 금융위기로 홍콩달러는 절하압박을 받았다. 이는 지난 6년간 부동산 가격이 2.5배 상승, 2015년 5월까지 항생지수가 2배 상승하였고 홍콩달러 절하 압박을 받는 지금 상황과 오버랩 된다.

 

2.1. 98년 환율전쟁

사실 홍콩시장은 헤지펀드들이 공언하고 마음대로 시장을 공격할 만큼 녹록한 시장이 아니다. 98년 헤지펀드들의 환율 공격 당시 홍콩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며 투기세력과 맞섰기 때문이다. 당시 헤지펀드들의 환율 공격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아시아 금융위기로 홍콩달러가 큰 절하 압박을 받고 있었지만 달러로 페그되어 있어 절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점을 간파한 헤지펀드들은 홍콩이 달러 페그제를 포기 할 것이라 판단하고, 베팅에 돌입한다. 사전에 항생지수 선물을 공매도한 후, 외환시장에서 선물환 시장을 공격하여 홍콩달러를 대량 공매도하고 미국달러를 매입한다. 만약 홍콩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린다면 증권시장이 폭락할 것이고 사전에 공매도한 항생지수에서 수익을 올리고, 반대로 환율 방어를 포기 한다면 공매도한 홍콩달러를 통해 이익을 취한다는 계산인 것이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이를 용인 하지 않았다. 시장에 직접 참여하여 금융관리 제도를 바꿔 홍콩달러와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을 뿐만 아니라 외환기금과 은행들을 통해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에 적극개입하며 홍콩달러와 우량주를 대거 매입하였고, 은행간 금리를 대폭 상승시켜 헤지펀드들의 돈줄을 죄었다. 시장 방어를 위해 시장 룰을 바꾼 것이다. 결과적으로 홍콩 정부의 승리로 끝이 났고 헤지펀드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우리는 여기서 98년 홍콩 정부가 금융 시장 방어를 위해 룰을 조정하는 심판자가 되었다는 점을 주목 할 필요가 있다.

 

2.2. 1998년 vs 2016년

1998년과 현재 상황을 비교해보면 국제적인 상황, 경제 펀더멘탈 상황, 자산거품 상황 3가지 부분에서 비슷한 점과 1가지 다른 점이 있다.

국제적인 상황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이전 1994년 미국의 기습적인 금리인하로 아시아 위기까지 이어졌으며,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크게 절하되며 홍콩달러가 큰 절하 압박을 받았다. 2015년 미국 금리인상 역시 마찬가지로 아시아 신흥국들의 화폐가치가 크게 절하되었으며, 홍콩달러가 큰 절하 압박을 받고 있다.

경제 펀더멘탈 상황은 두 시기 모두 경제 둔화이다. 1995년 홍콩경제는 하향세에 들어서며 GDP성장률은 2.4%에 그쳤으며, 1996년 수출 상승률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한 4%상승에 그쳤다. 2012년 이후 홍콩 GDP성장률은 재차 3%를 하회하고 있고, 2015년 3분기 홍콩GDP 성장률은 2.3%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 저조한 경제성장세가 1998년 환율전쟁 당시와 비슷하다.

자산거품 상황은 앞서 언급했던 부동산거품과 항생지수가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넉넉한 외화보유고다. 1997년 홍콩의 외화보유고는 1000억 달러로 GDP의 60%수준이었다. 하지만 2015년, 홍콩의 외화보유고는 3588억 달러, GDP의 114%수준으로 1998년 대비 외화보유고가 크게 증가하였다.

 

 

3. 결론

종합적으로, 홍콩경제는 침체되었고, 무역적자는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홍콩달러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 대비 화폐가치가 높게 형성되어 있고, 자산거품은 위험수준에 도달했다. 핫머니 자금은 지속 유출되어 2014년 4분기부터 2015년 3분기까지 4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출되었으며, 4분기 이후에도 자금유출세가 지속되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홍콩 달러 절하에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 홍콩시장이 내재하고 있는 리스크는 변함이 없어서, 언제든지 증시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있다.

하지만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기반으로 환율방어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점과, 1998년도의 경험을 생각해보면, 현재 상황에서 홍콩증시가 추가 폭락하는 것 보다는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글로벌 공조를 통한 주가 안정화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지난 1월27일, 홍콩 정부가 “1997년 상황과 현재는 매우 다르며 홍콩 은행 체계는 강화되었고 외화보유고도 충분하여 환율 파동과 자본유출을 방어할 수 있고, 달러 페그제를 지속 유지 할 것” 이라 밝힌 것처럼, 헤지펀드들의 홍콩달러 공격은 쉽지 않을 것이다. 헤지펀드들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그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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